하이드위원장 對韓 강경발언 안팎

헨리 하이드(공화.일리노이)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북핵과 6자회담 관련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에 대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한미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특히 한국 국방부 백서가 북한을 주적으로 명기한 대목을 삭제함으로써 ▲한미동맹의 주된 근거가 의문시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한반도 유사시 미군 69만명이 파병될 것이라는 대목에 대해서도 파병 여부에 미 의회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임을 들어 도움을 받으려면 적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선 ‘미국 국민의 극진한 사의’를 표명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출신주인 일리노이의 시카고에서 발행되는 시카고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무조건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 “북한에 쏟아붓는 지원을 재고하라”고 주장했었다.

하이드 위원장실은 이와 함께 하이드 위원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중요한 발언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하이드 위원장의 작심한 대한 발언이 ‘단독’ 플레이인가 아니면 의회 최소한 공화당내 조율된 입장을 반영한 것인가, 또는 행정부 일각과 협의한 것인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주미 한국대사관 한 관계자는 “하이드 위원장이 보수파 인사로 개인의 생각을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방미 의원단으로 9일까지 의원외교를 벌였던 한나라당 박 진(朴 振) 의원은 “북한의 2.10 핵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 미 의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민주당을 포함해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형성되는 것 같다”며 “미 의회가 북한에 대해 과연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이제 본격 논의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의원도 미국 의원들을 면담한 결과 “한미공조 유지를 위한 한국 정부의 부담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하이드 위원장의 발언이 최소한 미 의회내에 일고 있는 강성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도 이날 “한미 동맹은 강력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북핵문제에 대해 서울과 공동 전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이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한 대북 압박에 장애가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불만은 1차적으론 물론 핵무기 보유 선언까지 하고 나선 북한에 대한 것이지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전이된 셈이다.

하이드 위원장과 랜토스 의원은 이날 대북 접근 전략에 대해선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이성을 다시 보여줬다.

하이드 위원장은 대북 포용정책의 무용.장애론 입장에서 대북 지원 재고를 촉구했지만, 랜토스 의원은 “미국은 북한을 존중하고 북한 협상 상대를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며 “조지 부시 대통령이 실질적 협상권을 갖고 대통령을 대신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을 6자회담에 보내야 한다”고 대북 실질 협상을 촉구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대북 압박 강화를, 랜토스 의원은 적극적인 대북 개입.협상을 말하면서도 한국의 대북 접근 방식에 대해선 똑같은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다만 행정부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여 5개국간 ‘일치된 목소리’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공식.공개적으론 “5개국 모두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의 방미 때 한국의 대북 비료지원에 대한딕 체니 부통령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문제 제기 사례가 보여주듯 행정부내에서도 북한의 2.10 선언을 계기로 대북 강경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 행정부는 북한의 2.10 선언 후 북한의 한ㆍ미ㆍ일 3국간 분열 확대책에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핵 위기가 심화.장기화될수록 하이드 위원장과 같은 목소리가 미 의회와 행정부내에서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국간 공조 유지 부담이 3국 모두에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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