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이성윤 “부시, 北核해결 포기하고 대북압박으로”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에 대해 거의 포기한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이성윤 박사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협약을 어기는 등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계속해 핵을 포기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로 인해 경제제재와 북한인권 문제 등으로 대북압박 정책을 쓰는 것으로 결론 내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20일 ‘미국의 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핵 협정이라는 것이 국제정치학 관점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경제적으로 파탄한 정권인 북한을 다자회담을 통해 핵 포기로 이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외교의 기본은 그저 선의만 베풀어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은 꿈나라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힘이 바탕이 되는 외교를 해야지, 북한 같은 나라에게 무조건 잘해주면 개혁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잘해준다고 개혁할 것이라는 생각은 김정일 무시”

이어 “채찍과 당근이라는 언어표현에도 문제가 있다”며 “김정일에게 잘해주면 개혁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상 김정일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을 서서히 변화시킨다는 생각은 김정일이라는 독재자가 자기의 뜻이나 목표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으로 김정일을 상당히 무시하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북한 정부는 5.31 지방선거 이후 노무현 정권의 남은 임기동안 경제적으로 가능한 많은 지원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얼마나 변할지 모르지만 김정일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몽골발언이나 DJ의 방북 논란을 볼 때 김정일과 노무현 대통령과는 공동의 이익과 공동 목표가 있다고 본다”며 “그것은 북한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정상회담이나 드라마틱한 정치쇼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나라와 사귀려 미국을 버려?”

그는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는 북한인권 문제”라며 “정치범수용소에서 고문당하고 굶어죽고, 정치적으로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최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6.15선언’ ‘6.15시대’ 등의 표현이 일종의 슬로건처럼 됐다”며 “6.15선언에 보면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은 미국을 빼놓고 우리끼리 잘해보자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자세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 5천년 역사에서 제일 경이로운 경제‧정치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한‧미‧일 동맹 틀에서 벗어나 현존하는 200개 나라 중 가장 실패하고 가장 억압적인 독재정권에 다가가면서 미국을 따돌리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정책”이라고 개탄했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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