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4시간 중노동…달러 벌어 ‘충성자금’으로”

북한의 해외파견 근로자들이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철저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96년 11월부터 1997년 3월까지 쿠웨이트 주재 광복건설회사 지도원으로 근무한 림 일(탈북작가) 씨는 북한전략센터가 28일 사랑의 열매회관에서 개최한 ‘북한의 해외 인력송출과 근로자 인권’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근로자들이 일했던 현장은 모두 철창으로 담이 쳐져 있었다”며 “‘왜 철조망이 있나’고 묻자 쿠웨이트 정부의 방침이라고 했지만 후에 알고 보니 북한당국이 탈주자를 막기 위해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들은 1994년 이후 월급을 받지 못한 채 하루 14시간의 고된 노동은 기본이고, 아침과 저녁으로 사상학습과 총화, 강연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파견된 식당 여종업원들의 실상도 소개했다.


림 씨는 “1년 365일 연중무휴로 파김치가 될 정도로 몸을 혹사당하며 거기에 사상학습까지 본국의 인민보다 두 배로 받고 있으며, 문밖을 나서는 경우도 2인 이상이 동행해야 한다”며 북한 내에 있을 때보다 더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달러는 “고스란히 각 파견기관들을 거쳐 김정일에게 ‘혁명자금’, ‘충성의 외화자금’, ‘당 자금’의 명목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해외근로자들은 월급 대신 평양에서 외화물자를 구입할 수 있는 쿠폰(상품권)을 지급받고 있다는 것.


림 씨는 해외파견 근로자들이 자유세계를 보면서도 망명 등을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다른 세계를 정확히 알려고 하는 순간 저들의 운명이 순탄치 않음을 잘 알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동지역에만 5개 기업소에 8천명의 근로자들이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추산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해외파견 실태에 대해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으로의 벌목공 수출, 농업분야, 해외식당 진출, 의료부분 , 군부분, 체육인 등이 파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어 “노동강도가 세고 가족과의 연락도 검열을 거쳐야 하는 환경이지만 일명 ‘5장6기’를 마련할 수 있어 인맥과 뇌물을 동원해 해외노동을 서로 가려고 다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북한-체코합영회사 사장을 역임한 김태산 씨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의 노동자들은 노임을 착취당하고 있는 김정일의 노예”라고 말했다. 김 씨는 “1998년 당시 18~19세 여자 아이들 24명을 데리고 체코로 들어갔다”며 “3년간 모은 돈 최고가 350달러 밖에 안 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또 “현지 업체관계자들이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먹지도 않고, 휴일에도 나와서 근무하는 것을 보고 ‘죄인’이냐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북한의 해외근로자 파견은 6.25전쟁 후 옛 소련으로의 벌목공 송출을 시초로 볼 수 있다. 이어 1970년대 중반부터 아프리가카 국가들에 대한 원조건설, 사회주의 해체 후 러시아 건설 파견, 1991년 걸프전 이후 중동 진출 등을 통해 근로자 파견이 본격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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