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관광객 300명..위기의 금강산

금강산 관광이 1998년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관광 수요가 급감해 하루 관광객이 300명 선을 넘기지 못하는 등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우리 정부나 북한측의 인위적인 통제보다는 금강산 관광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하고 있다.

◇ 북핵에 겨울 비수기까지 겹쳐 = 현대아산에 따르면 북한 핵실험 이후 금강산 관광 수요가 급감해 최악의 경우 하루 관광객이 최소 80명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겨울 비수기인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학생과 교사 등의 금강산 체험학습 단체 관광객 2만5천명을 유치해 관광객 수를 유지해 왔지만 50억원의 정부 보조금이 최근 중단되면서 학생들의 단체 관광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남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금강산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반 관광객들의 예약도 현저히 줄어 12월 예약자 수가 2천명 수준을 넘지 못하다가 그나마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최근 4천명 선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작년 관광객 수가 30만명을 넘어서 올해에는 목표를 40만명으로 잡았지만 최근까지 관광객은 22만명에 그쳤다”며 “올해말까지는 관광객 수가 24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협력업체 관광 안내원은 “최근 금강산 관광객 수가 줄어들어 80여명의 안내원 중 절반 가량이 퇴사하거나 무급 휴가를 냈다”며 “겨울 비수기라고 하지만 관광객이 너무 줄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 현대아산 “자구책 찾아라” =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겨울철 비수기를 넘기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착수했다.

일단 현대아산은 금강산 호텔과 해금강 호텔 등을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외금강 호텔을 중심으로 관광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아산은 비수기에 금강산 관광 요금을 25% 가량 할인하고 있는데, 추가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협력업체와 현대아산 임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29만원인 2박3일 상품을 21만-25만원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제주항공과 제휴를 확대해 제주항공의 서울-양양 노선 운항 시간과 입출경 시간을 조정,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금강산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아산은 내년 봄까지 내금강 본 관광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금강산 현지 골프장도 내년 5월에 시범 라운딩을 실시하고 내년 9월에는 본격적인 영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시민단체들도 위기에 처한 금강산 관광의 구원투수를 자원하고 나섰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는 18일 금강산 현지에서 ‘금강산 1만2천 지킴이’ 발대식을 열고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 北 “우리도 걱정됩니다” = 금강산 관광객이 급감하자 북측 관광 종사자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북측 출입국 관리소 관계자는 입경 수속을 받는 기자들에게 “요즘 서울 정세가 어떻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핵실험 이후 남한 사회의 반응을 묻기도 했다.

최근 금강산 관광 단지 입구에는 북측이 세운 간판이 하나 더 늘었다.

간판에서는 ‘금강산 관광객들을 동포애적 심정으로 열렬히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무래도 금강산 관광지의 안전 문제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고 현대아산 관계자는 말했다.

금강산 현지에서 만난 북측 안내원은 “핵실험 이후 최근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다음달에도 예약객이 2천명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내년 1월에는 관광객이 아예 없다는 말도 들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8일 외금강 호텔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8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서도 금강산 관광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으며 남측에 금강산은 안전하다고 전해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