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훈련장에 대남 침투훈련용으로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 주요 시설을 본뜬 모형 중 몇 곳의 최근 모습을 구글어스 위성사진에서 살펴보았다.
평양시 동남부 사동구역 대원리에 종합 포사격 훈련장이 있다(그림1). 이곳에 표적 8개가 1번~8번까지 횡으로 3.4km리에 걸쳐 낮은 능선 사면에 길게 펼쳐져 있다. 주변 야산은 숲을 찾아보기 힘든 민둥산으로 뒤쪽 멀리 있는 녹색 숲 지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림1 중앙 하단부에 우리 청와대를 본뜬 모형이 부서진 채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다.
그림2의 표적 5번과 6번 지역 확대영상을 보면, 표적 주변에 포사격 유탄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산불 흔적이 보인다. 산불 면적은 각각 2.64㏊와 0.45㏊ 크기이며, 6번 표적(직경:단축220m×장축270m) 과녁에는 바깥 원부터 5점, 6점, 7점, 8점, 9점, 10점까지 흰 글씨로 점수가 표기되어 있다. 5점짜리 바깥 원은 직경이 240m 정도이고, 중심부는 10점짜리로 직경이 85m이다. 6번 표적 바깥쪽에 산불 흔적은 0점짜리 유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모형을 확대한 영상(그림3)에서는 구조물이 뼈대만 남고 부서져서 전체가 폭삭 주저앉아 있다.
그림4에서 왼쪽은 파괴되기 전 청와대 모형이고, 오른쪽은 서울에 있는 실제 청와대 모습이다. 모형은 실물의 약 1/3 크기로 지어졌다. 모형의 중앙본관과 날개 건물의 지붕 형태는 물론이고, 현관 앞 조경수목과 잔디밭까지도 실물과 많이 닮은 모습이다.
평안북도 영변군 구산리 인근에는 우리의 육해공군 3군 통합 군사기지인 계룡대를 본뜬 모형도 있다. 8각형 모양과 가운데 구조물 형태가 닮았다. 모형의 크기는 실물의 약 1/4 정도 되고, 영변 핵시설로부터는 북서 방향 9~10㎞ 거리에 위치한다.
또한, 개성공업단지 북서쪽 14~15㎞ 거리에는 판문점 모형도 설치되어 있다. 평화의 집, 자유의 집과 판문각 등의 모형시설이 보인다(그림 6).
이외에도 인천국제공항 등 대한민국 주요 시설을 본뜬 모형물이 다른 곳에 더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모형의 설치 의도가 대한민국을 본받자고 따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위를 호시탐탐 위협하는 섬뜩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청와대에 계시는 분들 잠자리가 뒤숭숭하거나 가위눌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렇게 북녘땅에서 저주를 퍼부어 대는데도 청와대 근무하시는 분들의 건강 이상설 따위 소문은 못 들어 봤으니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곳에 계셨던 역대 대통령들이 대체로 비운에 돌아가시거나 말년에 불명예와 고난으로 점철된 불운을 겪은 것을 보면 그 저주 탓인가 싶기도 하다.
북한이 그간 반일, 반미라는 주의 주장을 내세워 왔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주요 시설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고 군사훈련 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 봤다. 평소에는 앞에서 평화니 우리 민족끼리라는 등 선전 선동을 해오다가 뒤에서는 유독 대한민국에 대해서만 기회를 노려 비밀리에 도발하고 무슨 억하심정인지 저주를 퍼부어 왔던 것이다.
그들이 그간 받아온 국제사회 원조나 지원 중에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은 몫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그들을 돕고 편에 서서 변호하는 일에 어느 나라보다 앞장설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려고 국제사회 눈치를 봐가며 애써 왔고, 옹호하고 감싸주려 해 온 이 정부의 노력은 세계가 다 알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저주하게 만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만일 우리가 북한이 아닌 제3국을 즉,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어느 국가를 그런 식으로 도왔다면 그들은 우리를 진심으로 은인의 나라로 알고 지구촌 전체가 귀감사례로 칭송해 마지않을 것이다. 인면수심이 아니라면 은혜를 알고 고마움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편, 참혹하게 부서진 청와대 모형을 보면 ‘장희빈의 저주’라는 옛 역사 이야기가 생각난다.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 때 희빈 장옥정은 인현왕후를 저주하기 위하여 중전의 화상을 과녁으로 만들어 찌르고, 무당을 궁으로 불러들여 저주의 굿판을 벌이다가 급기야 모두 들통난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결국에는 피를 부르는 권력쟁투의 기사사화로 이어지게 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권력을 물려받은 어느 두 분께서는 부귀영화와 함께 천수까지 누리고 싶다면, 저주의 굿판 따위 집어치우고 마음을 곱게 쓸 일이다. 역사에서 20대 임금 경종의 모(母) 희빈 장씨는 궁에서 쫓겨나는데, 결국은 사약을 받고 금삼(비단 적삼)에 피를 쏟으면서 비운의 삶을 마감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월탄 박종화의 역사소설 ‘금삼의 피’에 나오는 줄거리의 전반부이다. 우리 조선 역사에 대해 들어나 봤을 런지, “장희빈은 누구고, 경종은 또 뭐야?” 하지나 않을까 모르겠다. 김일성 일가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도 불분명한 시시콜콜한 것까지 줄줄이 꿰고 있을 북녘 어린 학생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사는 퍽이나 생소할 것이 못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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