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정상선언서 북핵문제 왜 빠졌나

베트남 하노이에서 19일 발표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선언인 ‘하노이 정상선언’에 북핵문제가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공개된 정상선언 초안에 따르면 APEC 정상들은 회의를 마치면서 북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북 유엔제재를 전면 이행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었다.

이틀간 진행된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였던 무역자유화 확대와 지적재산권 보호, 테러리즘 등 각종 현안보다 북핵문제 해결에 관해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회원국 정상들은 잇따라 개별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북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북한 핵문제를 우려하는 것은 공통적인 목소리였다.

북핵문제를 분명히 언급, 대북 압박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19일 APEC 정상들은 하노이선언과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협상(DDA) 특별성명 등과는 별도로 이보다 낮은 단계인 의장 구두성명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의장 성명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의지를 재천명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평화와 안보에 대한 우리의 공동 이해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이룩하려는 공동목표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안보리 결의안 1695, 1718호 이행을 촉구했다.

공식선언 발표 형식은 구두 의장성명으로 격하됐지만 북한에 전달할 메시지는 충분히 담았다는 것이 회원국들의 평가다.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데이비드 맥코믹은 “의장 성명이 유엔의 대북결의안 이행에 대해 매우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중요한 것은 APEC 회원국들이 공통의 성명 발표에 합의하는 것이었다”고 회원국들간 일치된 입장을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이 다음달 중순으로 전망되는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을 필요 이상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P통신은 북한핵 문제를 공식선언문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사태의 민감성을 반영한 것임은 물론, 일부 국가들이 이 경우 내정간섭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날 호주 멜버른에서 폐막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장관들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규탄하면서도 폐막 성명에서는 이를 제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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