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10년 …선후배 탈북자 한자리

평소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표준어를 쓰려 부단히 노력해온 ‘고참’ 탈북자들도 고향 사람들을 마주한 자리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선배 탈북자들과 후배 탈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27일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 선후배 합쳐 600명에 이르는 이들은 고향말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반가운 마음에 서로를 얼싸안았다.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이 이날 개원 10주년을 맞아 국내에 정착한 ‘선배 탈북자’ 58명을 초청해 하나원 원내에서 개최한 ‘홈커밍데이’ 행사에서다.

‘와서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 좀 해달라’는 하나원의 요청에 간호조무사, 기계설비사 등으로 어느덧 한국 사회에서 제몫을 하고 있는 선임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왔다고 한다.

신참 탈북자들은 잘 돼가던 세탁소를 화재로 잃었다는 선배 얘기에 제 일처럼 안타까워했고 영어식 표현이 많아 한국말이 처음에는 외국어처럼 들렸다는 선배들의 경험담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쪽 땅에서 쓴맛과 단맛을 모두 맛본 선배들의 표정은 마냥 밝을 수만은 없었다.

지난해 4월 하나원을 수료한 이모(여)씨가 “난 남조선에 와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것은 내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분위기가 이내 진지해지기도 했다는게 통일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씨는 이어 “누구한테 의지하려 하지 말고 자기가 적극적으로 능력을 키워 전문성을 높여야만 남조선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배들의 조언은 이씨의 말처럼 결국 ‘열심히 하면 기회가 보장돼 있다’는 쪽으로 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차분했던 분위기는 안성시립 풍물단의 공연과 교육생들이 선배들에게 선보이고자 2~3주간 연습한 부채춤.독창.무용 공연으로 금세 되살아났다.

행사 말미에는 교육생 500여명과 수료생들이 한데 모여 남한 사회에서의 꿈과 희망을 종이비행기에 적어 날려보내기도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행사가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수료생들을 초청해 교육생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공유케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는 동시에 수료생과 교육생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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