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퇴소자 “이불 좀 구할수 있나요”

최근 탈북자 정착교육시설인 하나원을 나온 일부 탈북자들은 각자 배정받은 임대 아파트에서 옷가지를 이불과 담요 삼아 자리를 펴고 누웠지만 남한 사회에서의 첫날 밤을 뒤척이며 보내야만 했다.

작년 12월초까지만 해도 뜻있는 종교단체 등의 지원으로 퇴소자들은 당장 먹고 자는 데는 불편이 없도록 이불과 담요, 전기밥솥, 식기,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생필품을 선물로 받았다.

정착교육을 받고 사회로 배출되는 탈북자에 대한 생필품 지원은 1999년 7월 하나원이 개소하기 이전부터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지급하던 정착금과 별도로 이뤄져왔던 대표적인 민간 지원사업의 하나.

그러나 지난달 중순 하나원을 퇴소한 63기부터는 이불 제공이 중단되면서 탈북자들은 썰렁한 임대 아파트에서 맨몸으로 첫 밤을 지내야 하는 `이불 대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일 퇴소한 하나원 65기 김모(23.여)씨는 “이불 뿐만 아니라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불 좀 안 받은 게 대수냐는 반응도 있겠지만 최청하 숭의동지회 사무국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이 낯선 땅에 첫 발을 내디딘 탈북자들에게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이불과 같은 생필품을 혼자서 척척 구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낯선 땅에서 이불도 없이 첫날 밤을 보내야 하는 탈북자들의 설움은 사소한 것 같지만 남한에 대한 첫 인상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면서 탈북자들로 구성된 인터넷 `자유북한방송(www.feenk.net)’에서는 직접 이불을 사들고 하나원 퇴소자들을 찾아 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24일 “한 사람에 1만원 정도면 당장 깔고 덮고 자는 데 필요한 이불은 충분히 사서 나눠줄 수 있다”며 “갓 남한 사회의 일원이 된 탈북자에 대한 작고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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