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탈북자 교육, 개방화 필요하다

하나원 운동장에 모인 탈북자들이 체조로 몸을 풀고 있다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왔지만 적응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탈북 여성이 눈시울을 적시며 신세 한탄을 털어 놓는다. 중국에서 3년간 체류한 후 2002년 입국한 탈북 여성 김춘옥(가명)씨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가시밭길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꾸리지 못한 채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탈북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남한사회 정착은 산 넘어 산이다.

올해 7월 현재까지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수는 6천 5백여명. 이중 80%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국가에서 책임지고 있다. 이중 50% 이상의 탈북자들이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취업률은 30%를 밑돈다.

폐쇄형 교육에서 개방형으로 전환 검토해야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면 정부 기관의 조사를 받고 하나원에서 3개월간 정착교육을 받는다. 하나원 교육기간은 3개월. 3개월의 교육으로 남과 북 반세기의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여기에 ‘하나원’의 폐쇄적인 환경과 통제 분위기가 탈북자의 정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하나원’ 교육을 이수한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은 남한 정착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실무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시장경제와 법에 대한 이해를 위한 교육시간이 더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탈북자들 중 사기를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최근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도피생활을 하고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들의 심리 상태가 불안한 데다 초기 조사와 교육과정에서 통제된 분위기에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하나원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탈북자

▲ 2003년 양천구청에서 열린 탈북동포 취업박람회에서 탈북자가 이력서를 쓰고 있다

하나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열린사회시민연합’ 변광영(35세) 양천구 사무국장은 “입국 초기의 통제는 보안상 어쩔 수 없지만, 이후의 교육은 개방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개방화 일환으로 민간단체의 정착 프로그램 참여, 중소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하면서, 특히 탈북자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하나원’ 분위기 쇄신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장형 취업 교육 필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겪는 가장 어려움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따라서 탈북자들의 올바른 사회적응을 위해 취업정보 제공과 집중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하나원’의 교육 커리큘럼을 보면, 심리안정(46시간), 사회 이해 및 문화적 이질감 해소(118 시간), 현장체험학습(92시간), 진로지도-직업기초능력훈련(114시간), 초기정착지원(64시간)등 총 434 시간이다.

진로지도-직업 기초능력 훈련은 114시간으로 전체 교육의 26% 정도. 이 때문에 현장 학습이 병행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활능력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벤처 회사를 다니고 있는 탈북자 김은철씨는 “탈북자들의 최대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이고,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가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현장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2년간 ‘하나원’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변광영(35)씨는 “탈북자 정착에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현재 정부가 탈북자 후속지원책으로 각 지역별 사회복지관의 지원을 독려하고 있으나, 사회복지관 내에 탈북자를 담당하는 간부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자 정착문제는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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