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첫 산부인과 공중보건의

“탈북 여성분들이 우리 사회에 좀 더 잘 적응하는 데 의료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 부속 하나의원에서 산부인과 공중보건의로는 처음으로 근무하게 된 권민수(31) 씨는 1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권 씨는 “하나원과 관련해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서 탈북자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특히 여성분들이 많은데도 하나의원에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1명도 없다는 걸 알고 하나의원 근무를 지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원에 따르면 1999년 7월 개원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모두 1만3천8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하나원을 거쳐 갔는데 그 중 여성은 9천600여 명으로 전체의 70%에 달한다.

산부인과 수요가 이처럼 절실한데도 그동안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없어 하나원의 탈북 여성들은 2000년부터 주 1차례 방문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자원봉사자나 분당 차병원을 방문,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06년부터는 안성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주 1차례씩 하나원을 방문해 진료를 했으나 이번에 권 씨가 하나의원에 오게 되면서 하나원의 탈북 여성들은 언제든지 필요한 산부인과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하나원 관계자는 “2003년 하나원 교육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 이상이 산전.산후 여성으로서의 관리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드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한 결과 이번에 권 선생님이 오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산부인과 공중보건의 수가 지난해 48명의 3분의 1인 16명으로 줄었는데도 권 씨가 하나의원을 지망해 산부인과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개원과 동시에 건강관리실로 설치됐다가 2004년 4월 공중보건의 5명을 갖추고 내과, 한방과, 치과 등 3개 과로 확대.개편된 하나의원은 지난해 5월 정신과가, 지난달 산부인과가 추가 설치돼 모두 5개 과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의원의 의료진은 권 씨를 비롯해 내과 2명, 치과 1명, 한방과 2명, 정신과 1명, 산부인과 1명 등 모두 7명의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4명 등 모두 11명이 됐다.

지난달 22일 정식 발령을 받은 권 씨는 이사를 비롯한 준비작업을 마치고 오는 3일부터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권 씨는 “탈북 여성들이 남자 산부인과 의사한테 진료받기를 꺼린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여성 산부인과 전문의를 고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들었다”면서 “탈북 여성들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일반적인 진료 외에도 특강이나 간담회를 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2012년 4월까지 하나의원에서 근무하게 된 권 씨는 “아직 관사가 배정이 안 돼 당분간 서울에서 출퇴근하겠지만 관사배정을 받으면 하나원에서 숙식을 할 계획”이라며 “복무를 마치고 훗날 개원하게 되더라도 하나원과 협력병원 등의 관계를 맺어 계속 탈북 여성들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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