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모피 입은 북한 점원이 숙취약도 판매”

▲ 박연폭포에서 설명 중인 북한 가이드 ⓒ뉴욕타임즈 인터넷판

“개성은 평양처럼 보여주기 위한 도시가 아니라 생생한 북한의 진짜 도시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개성관광 여행기가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개성관광을 직접 다녀 온 타임스의 노리미쓰 오니시 기자는 관광 중에 만난 북한 사람들의 풍경, 그리고 남한 주민들의 소회를 그려냈다.

오니시 기자는 “언덕 위에 서 있는 김일성 동상 아래로 남한 사람들을 가득 태운 11대의 버스는 정적에 파묻힌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렀다”며 “고속도로 인근 건물에 ‘미 제국주의를 타도하자’는 선전문구가 쓰여 있었지만 개성 사람들은 관광버스를 향해 모두 손을 흔들었다”고 개성에 도착한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전쟁 중 북한에 넘어간 옛 왕조의 수도인 개성은 외곽에 남한이 운영하는 산업지구가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는 경제적 형편이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니시 기자는 “북한은 비록 모든 핵활동 신고와 주요 핵시설 불능화의 데드라인(작년 말)을 놓쳤지만 결국에는 (핵 폐기를) 해나가는 궤도 위에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북한 당국이 초창한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외국인이) 얼핏 쳐다보는 것조차 강하게 통제하는 북한이 희한한(부분적인) 개방을 하는 시대라서 관광상품이 외부 사회에 제공될 수 있었다”면서 “손을 흔들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되받아 손을 흔들어 준다. 남성들은 고개를 끄덕여 주지만 어른을 동반하지 않은 학생들은 손을 흔들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성은 금강산처럼 모든 외국인들에게 개방됐지만 북한 당국이 평양처럼 보여주려고 만든 도시가 아니었다”며 “평양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것은 엄격하게 통제 되지만 개성 관광은 금강산과 마찬가지로 하루 180달러의 관광비용만 부담하면 모든 외국인들에게 개방됐다”고 전했다.

또한 “금강산이 포템킨과 같은 리조트처럼 사방을 펜스로 둘러싼 것과는 대조적으로 개성은 생생한 도시였다”며 “손으로 쓴 하얀 교통표지판이 눈에 띄고 비포장도로에 차들도 거의 없없다. 평양처럼 보여주기 위한 ‘쇼케이스’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사의 일부분.

=관광객들이 첫번째로 찾은 관광지는 박연폭포였다. 남한 관광객들이 121피트 높이의 폭포 앞에 다다르자 북측 안내원은 확성기로 “폭포 앞에서 사진을 찍으라”며 같은 지점에서 사진을 찍도록 도왔다. 음료수는 물론, 숙취약까지 파는 매점의 여성은 크리스마스 복장같은 핑크색 모피를 입고 있었다. 함께 사진을 찍으려면 모델료를 내야 했다.

=40대로 보이는 한 북측 안내원은 관광 안내를 위해 평양에서 파견됐다고 한다. 그는 “미국과 관계가 정상화되서 다행”이라며 “우리는 경제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미국도 우리 핵으로부터 위협받지 않게 됐다. 핵확산을 걱정한 미국과의 관계는 작년 핵실험 이후 나아졌다. 핵실험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관광객 중에는 근 60년만에 고향을 찾는 남한의 실향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관광지 말고는 모든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유교서원인 숭양서원으로 들어가는데 한 노인이 “입구에 있던 현판은 어디로 갔느냐?”고 물었다.

북측 안내원은 그에게 다가와 “일제시대 때 일본 제국주의자가 떼어내 불살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시기까지 이곳에서 살았던 노인은 “나는 일본이 쫓겨난 후에도 이곳에서 살았어. 일본 사람이 그런 게 아니야”라고 중얼거렸다.

그의 말을 엿들은 안내원은 “믿지 못하겠습네다. 6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합네까?”라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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