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을 만난 것만으로 가슴 벅차”

“비록 형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형수님을 만난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오현웅(62)씨는 26일 오후 금강산에서 열린 제11차 이산가족 첫 단체상봉에서 국군포로 출신인 형 고(故) 현원씨의 부인 홍재화(69)씨와 아들 영철(39)씨를 만난뒤 감격에 젖었다.

오씨는 “조카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막상 오늘 만나보니 눈매가 형님을 닮았다”며 불과 1년 전에 숨진 형을 그리워했다.

그는 형이 지난해 4월21일 사망했다는 사실도 이날 상봉을 통해 처음 알았다.

7남매의 맏아들이었던 형 현원씨는 1950년 12월20일께 당시 20살의 나이로 군에 입대했고 이후 가족과는 소식이 완전히 끊겼다.

오씨는 형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지내다 1999년 북에 있는 형이 남녘의 가족을 찾고 있다는 방송 자막을 보고 형의 생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형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오씨는 곧바로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한 뒤 수년을 기다린 끝에 이번에 상봉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지만 형수와 조카를 만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현원씨는 1960년 북에서 결혼해 2남 4녀를 뒀으며 유족들은 현재 자강도 만포시 샘물동에 살고 있다.

오씨는 형의 가족이 추운 지역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복과 면장갑, 목도리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

그는 최근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국군포로 문제가 논의된 것과 관련, “현재 542명의 국군포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좋아져 다른 분들도 빨리 상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봉 전 “가슴이 벅차 어떤 말을 먼저 꺼내야할지 모르겠다”던 오씨는 이날 형수와 조카를 만나자 한참을 끌어안고 말을 잇지 못했다./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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