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개인교습 월 24만원”…북한 예체능 사교육도 성행

북한 평양초등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북한사이트 류경 캡처

북한에서도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에는 악기, 춤 등 예술 관련 분야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사교육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입 준비생들에게 필요한 수학이나 영어, 물리에 대한 교육 위주였다. 과학 기술을 중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이후로는 컴퓨터, 외국어, 물리, 화학 등의 과목에 대한 사교육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의 여러 도시지역에서 ‘가정교사’라고 불리는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며 “주로 악기, 수학, 외국어 과목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손풍금(아코디언)은 1개월에 100위안(약 14.8달러), 피아노는 200위안(약 29.6달러)이고 기타, 바이올린은 150위안(약 22.2달러), 예술체조, 조선무용, 춤, 성악 등은 100위안 정도 든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 시장에서 1달러는 북한돈 8,000원 정도에 교환된다. 단순 계산하면 피아노를 한 달간 교습받으려면 북한돈 약 24만 원이 필요한 셈이다. 또한 이는 쌀 48kg(1kg에 5000원)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상당히 고액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소식통은 “한 달에 50 ~ 100위안(7.4 ~ 14.8달러) 정도로 형성된 수학, 물리, 외국어 사교육비에 비해서도 두 배 정도 비싼 금액이다”며 “경제적 능력이 갖춘 부유층들은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가정교사’의 한 달 수업료가 100~200달러 선이고 학원비가 대체로 한 달 기준 1인당 10달러, 종일 수강은 1인당 1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식통이 말한 사교육 비용은 그룹 과외 비용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평양초등학원에서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다. / 사진 = 북한사이트 류경 캡쳐

북한의 사교육은 2000년대 들어 교사의 생활수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경제난으로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월급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교사들이 개인교습 형태로 사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북한 주민들도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기술이 돈이다’고 인식하기 시작하고 경제력을 갖춘 계층이 등장하면서 사교육 시장이 형성·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90년대 중후반 북한의 경제난으로 시작된 공교육의 서열화가 사교육을 부추기기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경제난으로 인해 교육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일반학교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되면서 북한 당국은 효율적 자원 사용과 교육을 위한 수재교육기관을 확충하고 우선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은 수재 학교 학생들만 대학 공부를 통해 간부로 양성되고 일반 학교 학생은 노동자로 성분을 눌러 앉을 수 있다는 우려해 돈을 들여서라도 자녀를 수재 학교에 입학시키려는 풍조가 퍼진 것이다.(▶관련기사 : https://www.dailynk.com/북한-공교육의-서열화-덕과외시장-지/)

한편, 북한의 개인교습 비용은 십년 새 50배 이상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2009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북한의 수학, 물리, 중국어의 과외비용은 한 달에 북한돈 약 2~3만원(2.5~3.75 달러)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조사 결과, 지역마다 차이가 조금 있지만 시간당 최소 20달러 또는 한 달에 100~200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북한의 사교육 시장이 지난 10년 사이 상당히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 교습에 대한 수요 증가에 비해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