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사임 후 주목받는 라울 카스트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9일 사임 의사를 발표한 뒤 그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76) 국방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형 피델이 지난 2006년 병상에 누운 뒤 국정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라울이 권력 승계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혁명 세대’의 뒤를 잇는 쿠바의 차세대 지도자들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카를로스 라헤(56) 부통령을 제치고 과연 최고 통치권을 차지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6년 7월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부터 권력을 “잠정” 이양받은 뒤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전면에 나선 라울은 올해 1월 “의회가 2월 24일 차기 지도자를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피델 카스트로’가 아닌 최고 지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전문가들은 라울이 형 못지 않게 강경하지만, 수시간에 걸쳐 열변을 토하는 등 카리스마 넘치고 박식한 변호사 출신의 피델 카스트로와 달리 실용적이고 조용하며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라울은 1931년 스페인계 아버지와 쿠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카스트로가 산악지역을 근거지로 게릴라 항쟁을 전개하던 시절부터 함께 했던 `초창기 혁명 동지’이다.

현재 쿠바에서 라울은 두 가지 역할을 맡고 있다. 국가평의회의 2인자로서 피델 카스트로의 “부재, 와병 및 사망시” 헌법에 따라 의장 권한을 대행하며 미국의 침략에 대비하는 국방장관의 소임이 그것이다.

그는 쿠바의 혁명무장군(FAR)을 현재의 군 조직으로 개편했으며 1991년 쿠바의 주된 경제 지원처였던 소련이 붕괴한 뒤 국내 항공과 호텔, 소매점을 군이 운영케 하는 등 수익 사업을 벌였다.

라울은 또 예산 등 각종 국내 정책의 수립에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쿠바 당국자들은 그를 절도있고 활기 찬 지도자인 한편 등산과 캠핑을 좋아하는 `자상한 할아버지’로 묘사하고 있지만 미국의 분석가들과 추방된 쿠바인들의 의견은 전혀 다르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임 분석가 브라이언 라텔은 자신의 저서 `피델, 그 이후'(After Fidel)를 통해 라울이 “스탈린주의자”며 “형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잔인하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