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처드가 본 미국의 대북외교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찰스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부시행정부의 대북 외교정책을 비판한 책 ‘실패한 외교'(사계절 펴냄)가 출간됐다.

프리처드 소장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통령 국가안보특보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국 선임국장으로 일했고, 부시 행정부에서는 2001-2003년 대북 협상대사 및 특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미국 대표를 지내다 2003년 8월말 사임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뒤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된 책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한 ‘뉴욕 채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을 밝히고 2차 북핵 위기의 시발점이 되는 2002년 10월의 미국대표단 방북과정 등을 설명했다.

부시의 대북 외교가 실패했다고 보는 이유로는 부시가 북한을 규정한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 등의 말이 단순히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협상 교착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 꼽혔다.

또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거부함으로써 6자회담이라는 형태가 탄생했지만 6자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회의적이며 양자협상을 완강하게 거부한 부시 집권 1기를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실패한 ‘잃어버린 기회’였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부시 1기의 대북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과도 충돌했고 2002년 한국 대선에서 보수적인 대북관을 가진 이회창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으나 이회창 후보가 낙선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2007년부터 2008년초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2007년 1월 부시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대결을 추구했던 부시 행정부 초기 정책의 지지자들인 핵심 강경파들의 이탈이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올해 상황에 대해서도 “2008년은 6자회담 과정에서 많은 결과를 가져오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6자가 비핵화 과정을 재개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을 찾는다 하더라도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내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연철ㆍ서보혁 옮김. 324쪽. 1만5천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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