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따지는 북한 여성들 요구에 ‘이것’도 진화한다는데…

북한 담배연합기업소에서 생산한 ‘밀화부리’ 위생대(생리대). /사진=데일리NK

진행 : 이주간 북한 소식, 강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근 북한 경공업부문이 생산을 일부 가동하게 되면서 북한 시장에 다양한 여성용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북한 여성들도 과거와는 달리 위생대(생리대) 등을 구매할 때 질과 가격을 동시에 따진다고 하죠?

기자 : 네, 2년 전에 한국산 생리대의 부작용 문제가 불거진 적 있었죠. 이에 지금도 구매할 때 꼼꼼히 체크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국 여성들은 가격보다 질을 더 따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즉 여성들이 생리대를 구입할 때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와 착용시 불편한 점이 있는지도 꼼꼼히 살피곤 합니다.

또한 생리대의 재질이 천연자료로 만들어졌는지 방취제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보고, 또 방사기능으로 생리통 완화가 되는지 등 생리기간 중 여성들의 건강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피고 구매를 결심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착용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데요. 여성들은 생리 기간에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 등에도 예민하기 때문에 관련 기능을 가지고 있는 생리대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여성용품이 인기가 있듯 최근 북한에서도 여성용품의 가짓수가 늘어가면서 질에 대한 요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북한 여성들은 한국 여성들처럼 다양한 생리대 제품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위생 생활이 열악했다고 들었는데요, 과거와 현재의 차이라고 할까요, 어떤 점이 달라졌습니까?

기자 : 북한 여성들은 2000년대 이전에는 가제천(가볍고 부드러운 무명천)이나 인조천으로 된 생리대를 주로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중국에서 1회용 생리대가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주민들은 생리대 구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당시 여성들 대부분은 한번 사용하고 버릴 생리대를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당연히 생리대 판매는 잘되지 않았고, 장사꾼들은 자연스럽게 값싼 생리대에 눈을 돌렸습니다.

최근에는 북한 평양에서 생산되는 대동강 생리대가 시장에서 중국산을 밀어내기에 성공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는데요. 장사꾼들의 열띤 노력으로 값이 싸고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은 가제천 생리대가 대거 등장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런 천 생리대도 단점이 있는데요, 손빨래를 하다보면 천의 실이 한쪽으로 몰려서 상태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혹은 1년에 한 번 재구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행 : 최근 북한 시장에서 북한산 제품이 늘고 있는데, 여성용품도 북한산이 많아진 건가요?

기자 : 네. 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입수한 북한산 생리대는 ‘밀화부리’와 ‘봉선화’, ‘대동강’이었는데요, 대부분 평양에서 생산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생리대라고 하지 않고 위생대라고 불리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수십 년 동안 사용해오던 중국산이 하나둘 없어지고 이젠 북한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성용품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내부 주민은 전했습니다.

생리대의 가격은 품질과 종류에 따라 가격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본인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좋은 것을 구매하거나 혹은 싼 것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 여성은 5년 전에만 해도 이렇게 다양한 생리대가 출시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제품들의 생산과 또 질을 보고 느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북한산 여성 위생대(생리대), 종류와 품질이 다양하다고 하셨는데요, 소개를 해 주시죠?

기자 : 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북한산 생리대는 규격과 품질은 물론 상품명도 달랐는데요, 팬티라이너와 날개용 생리대, 생리주기에 맞게 두께도 다양하게 넣은 맞춤형 생리대, 그리고 경제적으로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제천 생리대와 가제천 팬티라이너 등 다양한 생리대들이 있었습니다.

제품의 브랜드는 같은데 생산 공장이 각각 다른 것도 신기했습니다. 이전에 북한 여성들은 대부분 가제천으로 만들어진 것 한 가지만을 사용했었는데요, 최근에는 상품의 디자인도 현대식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 이전에 북한 시장에서 천 생리대는 포장도 없이 낱개로 팔렸지만 지금은 10개를 한 묶음으로 해서 포장을 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여행자들을 위해 낱개로 포장된 것도 팔리고 있어서 여성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한국산 제품들을 보면 생산날짜나 성분 등이 구체적으로 표기돼 있는데요, 북한산 위생대도 상품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까?

기자 : 네, 북한에서는 최근 생산되는 대부분 제품들에 사용설명서와 생산날자(날짜), 보관기일, 성분 설명 등을 자세히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생리대도 마찬가지인데요, 대부분 생리대의 포장지에는 사용설명서가 자세하게 쓰여 있는데요, 북한 설명서를 그대로 말씀드린다면 ‘고급한 목화질로 되어 있고 천연고효율흡수제를 넣어줌으로써 사용에 편리를 한층 보장해드립니다’라는 말이 설명서에 적혀 있었습니다. 또 ‘공기통풍이 잘 되고 흡수가 빠르므로 시원한 감을 주며 감각이 부드러워 피부를 전혀 자극하지 않습니다. 많은 양의 액체를 흡수함으로써 분비물이 새어나오는 현상을 철저히 방지합니다’는 말로 상품의 질적 수준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봉선화 생리대에는 추운 겨울에는 열을 내주어 언제나 포근한 감을 주게하며, 무더운 여름에는 온갖 잡균을 잡아주며 부패현상을 막아준다는 설명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여성들의 질병을 예방하여 주며 부인병 치료에 특효가 있고 생리통이 있는 여성들의 아픔을 한층 멈춰주며 고분자 흡수제를 첨가하여 강한 흡착과 흡수력을 보여준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진행 : 성분은 물론 상품을 선전하기 위한 광고용 문구까지 적혀 있군요.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산 제품이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국산 생리대가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평양 중앙기관의 한 단체에서 한국산 생리대를 시장에 유통시킨 적이 여러 번 있어 사용해봤다는 여성들도 있지만, 양강도에서는 주로 국산 제품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평양에서 판매된 한국산 천 생리대의 가격은 1개당 1000원이었는데, 상품의 양이 적어서 시장 내 장사꾼들도 구매하지 못해 아쉬워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현재는 북한산 생리대와 한국산 생리대의 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한국산 생리대를 구매하려는 욕구는 이전보다는 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 : 그럼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위생대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네, 소식통이 전한 데 의하면 현재 양강도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북한산 대동강 생리대 1묶음(10개입)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4000원이나 4500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570원이나 640원 정도의 가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천으로 된 것은 외겹은 10개에 7000원이고 두 겹은 10개에 1만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봉선화 생리대는 1개(10개입) 3800원 정도를 하고, 밀화부리 팬티라이너는 1개(10개입) 5000원 정도를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북한 물가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4200원, 신의주 4100원, 혜산 4550원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인데요, 1달러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160원, 혜산 8360원에 거래되고 있고요, 1위안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75원, 혜산 1190원입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주간 북한 소식,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