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북 강경론 사태 해결에 장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5일 TV와 라디오로 러시아 전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 등 국민의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 21일부터 나흘 동안 접수된 200만개의 질문중 일부를 선별했으며, 러시아 내 10개 도시를 연결해 국민들의 즉석 질문을 받아 총 56개 질문에 대해 2시간 53분동안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송 초반부에 북핵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북 압박정책이 북한을 오히려 자극해 사태 해결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 참가자들 중 하나를 궁지로 몰아넣음으로써 그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외에 다른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하면 안된다”면서 기존 러시아 당국자들처럼 미국 주도의 대북 강경론을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을 용납할 수 없지만 일부 협상자들이 상황이 막다른 길로 치닫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푸틴 대통령은 그루지야와의 긴장관계 등 국제현안들과 각종 국내문제들에 대해 성의있게 답변했다.

◇ 3선 출마 여부 = 오는 2008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불참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 업무(대통령직)가 맘에 들지만 헌법은 내게 3번 연속해서 출마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 불출마로 인해 권력을 잃게 되더라도 정치권에 있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국민들의 신임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발전해 가는데 계속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상황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제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지난 9개월 동안 작년 동기 대비 41.9%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월에 옛소련 및 1990년대 초반 러시아가 지고 있는 대외 부채를 사실상 청산함으로써 경제가 견실해졌으며, 이는 러시아의 대외신인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수년내에 러시아인들의 차량 수요 증가로 인해 연간 러시아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2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만대 규모는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15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 영토에서 생산 개시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가 서구의 원료공급지만이 아니라면서 자원 수출만이 아닌 제조업에도 투자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러시아 정부와 경제분야의 주요 과제는 경제를 다원화하고 새로운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회문제 =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러시아 여기자 피살사건을 의식해 청부살인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통계상으론 러시아에서 청부살인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청부살인 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를 진행해 반드시 범인 색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피살된 러시아연방 중앙은행 수석부총재의 살해범이 체포됐다면서 정부는 청부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범인을 잡을 때까지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데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새로운 발전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는 견고한 경제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부자와 가난한 자들간에 불균형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무원들의 부패를 청산하는데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먼저 뇌물을 건네지 않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국민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렸을 때 (뇌물조로) 돈을 주겠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해서는 안된다”면서 “러시아 사회가 부패를 용인할 수 없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부패 청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사회단체들의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대외문제 = 대외 현안 중에는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정보장교 체포사건 후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는 그루지야와의 관계에 대해 주로 설명했다.

그는 그루지야 당국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는 나라들을 닮지 말 것과 최근 유엔이 채택한 대그루지야 결의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루지야가 러시아와의 영토적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려는데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루지야내 친러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나 남오세티야를 합병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인근 독립국가연합(CIS)과의 협력에 있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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