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5~7일 방북…北 비핵화 프로세스 본격 시작?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지 주목된다.

앞서 북미 양국 정상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 북한 고위 당국자와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후속 협상을 개최하는 데 대해 합의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따라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이 이뤄진다면 북미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이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목적이 ‘비핵화 후속협상’으로 분명히 제시된 만큼, 현재로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의 선제적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에 상응해 북한도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 조치를 내놓는 등 성의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내비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로서는 이번 계기에 북한으로부터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방북은 목적이 확실히 정해진 데다 특히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구체적인 것이 부족하다는 비판 가운데 가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추상적인 것은 곤란하고 한 개 내지 두 개 정도는 가시적인 것(비핵화 조치)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내세워 ‘1년’이라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는 등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와 미사일까지 포함해 폐기 시한을 설정한 것은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안 된다’는 대북 경고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북한으로서도 필요성은 있다. 지난 4월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자는 새 전략노선을 채택한 북한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다. 대북제재는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된 문제로,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 없이는 해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경제발전을 꾀하는 북한으로서는 제재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는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판이 깨지게 되는데, 북한으로서는 제재 해제라는 과제를 안고 있어 스스로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어느 정도 북한이 (비핵화) 제스처를 취해야만 진전이 되기 때문에 북한은 조금이라도 성의 표시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서명에 하고 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 사진= Kevin Lim/THE STRAITS TIMES

포괄적 합의에 그쳤던 지난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협상이 열리는 만큼, 과연 어떤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전반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현 단계에서 취할 수 있는 이행 조치를 제시하고 이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다면 미국 측에서 계속 요구했던 비핵화 시간표에 합의할 것이고, 신고나 검증에 대한 일반 원칙을 만드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엄청난 성과이고,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건건으로 나눠 처리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북한이 이야기하는 단계적인 조치의 극단적인 모습인데, 만약 그런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를 높이 평가할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북미 간 협상에서 국제사회가 인정할만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향후 모멘텀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일부만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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