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러첸 “南정부, 北 현실에 눈을 떠라”

▲독일의사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폴러첸씨가 19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데일리NK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인 의사 출신으로 북한에서 의료지원을 벌인 바 있는 노베르트 폴러첸씨가 외교통상부 앞에서 북한인권개선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 8일째를 맞았다.

외교통상부 앞에서 만난 폴러첸은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얼굴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동족(同族)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앞장서라며 한국 정부를 향해 투쟁하는 이방인에게 주변의 관심이 높다. 왜 그는 외국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방식인 단식농성을 하고 있을까?

그는 “같은 민족이 북녘 땅에서 굶주리고 인권을 탄압당하고 있음에도 한국정부가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에 대해 독일인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북한 주민과 함께 굶겠다고 말했다.

그는 ‘Freedom for North Koreans'(북한주민에게 자유를)’라는 피켓을 매고 시위중이다. 단식으로 체력이 급격히 약화돼 의자에 앉아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루 종일 1인 시위를 하고 있으며 잠도 외교통상부 입구 옆 구석과 주변 공원에서 돗자리 하나만 깔고 자고 있다. 장마비에도 자리를 이동하지 않았다.

그는 “남한 정부는 북한의 현실 앞에서 눈을 뜨지 않고 있다. 현실이 바로 앞에 있는데 남한 정부가 행동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면서 “남한 정부가 깨달아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때 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부 앞을 지나갈 때 내가 든 피켓을 보고 북한어린이들을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외교통상부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려고 하는데, 북한의 현실을 외면하고 행동하지 않았던 사람이 유엔에서 어떻게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폴러첸 씨는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데일리NK

그는 “힘들 때마다 피켓 사진에 있는 북한 아이들을 보면 다시 힘이 난다”며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북한에 있는 주민들과 특히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고통은 작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갈 때까지 단식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러첸씨는 1999년 독일의 긴급의사회소속으로 북한에서 의료 활동을 18개월 동안 벌였다. 그는 피부이식과 관련된 북한주민들을 위한 의료 활동이 북한측으로부터 인정받아 친선메달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는 길가에 버려진 북한 군인을 목격한 이후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깨닫고 북한의 현실을 알리다 추방당했다.

북한에서 추방된 이후 북한인권 실현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의 경험을 담은 책 ‘미친 곳에서 쓴 일기’를 지난 2001년 발간하기도 했다.

폴러첸씨의 단식에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고 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데일리NK

▲그는 농성이 끝나면 귀가하지 않고 외교통상부 옆 구석에서 노숙한다.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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