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공산정권처럼 김정일 정권도 무너질 것”







▲ 요안나 호사냑 (Joanna Hosaniak) 북한인권시민연합 국제협력캠페인팀장은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인권운동에 있어 남한사람들의 무심함이 활동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라고 강조했다./김봉섭 기자

한국에 있어 폴란드는 ‘먼’ 나라다. 거리도 멀고 직항노선도 없다. 


인천공항에서 11시간 동안 비행기를 꼬박 타고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경유, 다시 1시간 20분을 더 날아야 비로소 수도 바르샤바에 도착한다. 12시간이 넘는 대장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먼 나라에서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국에 온 여성이 있다. 그의 이름은 요안나 호사냑 (Joanna Hosaniak). 현재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국제협력캠페인팀을 이끌고 있는 북한인권운동가이다.


호사냑 씨는 폴란드 헬싱키인권재단 인권교육과 국제반노예연대 주최 UN인권워킹그룹 워크숍을 수료하고 헬싱키인권재단에서 근무한 재원이다. 대학에서 한국어문학을 전공하고 폴란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남북한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호사냑 씨는 어떻게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돼 머나먼 이국 땅에서 6년이 넘게 활동 하고 있는 것일까? 데일리NK는 지난 4일 요안나 씨를 만나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실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폴란드인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더욱이 전공이 한국어문학과여서 자연히 한반도와 북한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내가 대학을 입학했던 93년도에 선배들을 지도하던 한국어문학과 교수님 한 분이 행방불명됐다. 이 사건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교수님은 폴란드가 공산정권이던 시절, 북한에서 파견된 한국어문학과 교수님이셨다. 폴란드는 당시(80년대) 같은 공산국가인 북한과 수교를 맺고 전반적인 차원에서 교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89년 폴란드 공산정권이 붕괴되고 남한과 교류의 물꼬를 트면서 북한은 파견했던 교수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 과정에서 교수들 중 한 명이 실종된 것이다.


실종된 교수님은 당시 북한 당국의 귀환명령에 “돌아가기 싫다”면서 선배들에게 하소연했고, 북한 당국에 편지를 보내어 자신을 다시 폴란드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청원편지를 넣어달라고 부탁을 한 모양이다. 선배들도 존경하는 교수님의 청을 받고 북한 대사관을 통해 편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은 교수님도, 선배들도 몰랐다.


그후 교수님은 행방불명이 됐다. 대사관 측에서는 왜 이런 편지를 우리에게 전달하느냐며 화를 냈고, 도리어 우리에게 교수님의 행방을 물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와서 생각하건데, 그 교수님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 들어간 것 같다.


이 사건이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북한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헬싱키인권재단에서의 활동이 나에게 인권문제에 대해 눈을 뜨게했다. 헬싱키인권재단의 사람들은 폴란드가 공산정권이던 시절 지하에서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반정부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그들에게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한국어문학을 전공하는 나는 자연히 북한인권문제에 눈을 돌렸고 헬싱키인권재단에서 활동하면서 폴란드에서 내가 아니면 누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힘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그러다가 북한인권국제회의를 통해서 북한인권시민연합을 만나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폴란드 사람들이 북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왜 그런가?


폴란드는 공산주의 국가였다. 폴란드인들은 공산주의 정권하에서 자유에 목말라했을 뿐만 아니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00만~200만 여명이 피살당한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때문에 폴란드인들은 자유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폴란드인에게 인권과 자유는 ‘상식(common sense)’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 같은 인권과 자유가 지켜지지 않는 나라이다.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나의 일에 대해 적극 지지하고 자랑스러워 하신다. “자부심을 가져라”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라고 격려해주시고 주변 지인들에게 북한인권과 북한이라는 나라의 실체에 대해 알리고 계신다.









▲호사냑 팀장은 “통일이 되면 평양에서 인권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봉섭 기자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4년 북한인권시민연합과 헬싱키인권재단이 주최하는 제5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렸다.


당시 나는 국제회의 코디네이터로 참석했다. 나는 이 회의에 참석하면서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이 많고 이쪽 방면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러자 시민연합에서 나에게 같이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을 했다. 3~4개월 후에 바로 한국으로 들어와 활동을 시작했다. 일사천리였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국제캠페인과 국제협조를 구하는 일을 맡고있다. 국제사회에서의 회의를 주관하고 중국 내의 탈북자 상황에 대해 알리는 일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특히 UN에 로비활동을 통해 북한의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인권법 결의안에 대해 기권하는 나라가 있으면 왜 기권하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고 설득한다. 또한 외국 언론을 담당해 인터뷰를 하거나 외국 정부, UN 기구나 의원들에게 북한인권 관련 사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북한 인권에 대한 해외반응은 어떠한가?


과거에 비해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더 이상 북한에 손을 들어주지 않고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어느정도 우호관계가 있어서 서로를 비판하지 않았지만 이제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에 인권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으니 북한도 많이 곤란해 할 것이다.


NGO들이 좀 더 국제적인 활동을 활발히 해야 아프리카 등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무심했던 국가들의 북한인권 관련 활동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북한의 인권유린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북한은 국제사회에 ‘인권유린이 전혀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 하지만 인권유린이 ‘전혀 없다’라는 거짓말은 오히려 인권유린이 있다고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유주의가 확산된 국가라도 인권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권이 완벽한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인권문제에 대해 ‘인지’자체를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더욱이 이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기도 하다.


북한 지도자들이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스스로 바뀌어야하는데 그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북한 인사들이 “북한에는 인권유린이 전혀 없다”라고 말할 때마다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난다.


호사냑 씨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꿈은 한국의 평화로운 통일이라고 말하면서 “통일이 되면 평양으로 들어가 인권교육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폴란드 사람들과 심지어 반정부 운동을 하는 지식인들조차도 공산정권이 무너질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세상에 불가능 한 것은 없다. 김정일 정권도 무너질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호사냑 씨는 북한인권운동을 하며 한 번도 회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면서 “결국은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곧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줄 것으로 믿고 또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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