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北시장 풍경…”‘쉽니다’ 팻말 써놓고 장사 접기도”

소식통 "더위 식혀줄 오이냉국 인기 높아...노천채소도 시장에 속속"

북한 청산리 협동농장의 온실 및 노천채소 모습.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진행 : 한 주간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북한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 네, 예년에 없는 기록적인 더위로 북한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무더위로 생계활동에 손해를 보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고요, 또한 햇볕이 가장 뜨겁게 비치는 한낮에는 시장에 앉아 있는 주민들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더위로 지친 주민들이 12시부터 3시 정도까지 시장에 나가지 않고 있는데요, 시장에 앉아 있는 장사꾼들은 연일 부채질 하지만 뜨거운 열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북한 주민은 전했습니다.

이에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여성은 데일리NK에 “올해는 상상을 넘어선 고온현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어 주민들의 생계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며 “더위에 농사가 피해를 입는 것도 걱정스럽고 줄어든 시간만큼 돈을 못 벌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혜산시의 대부분 시장들에서는 정오시간 때 시장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빈 매대가 많다”며 “주변에는 일사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 아예 ‘8월 15일까지 쉽니다’라는 글을 써놓고 장사를 접은 주민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 : 오늘(7일)이 더위가 물러간다는 입추인데요, 북한 주민들의 더위에 대한 걱정도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시원한 과일과 제철 채소들이 인기인데요, 북한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최근에는 노천에서 생산된 오이나 토마토 등이 시장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사실 북한은 비닐하우스 농사가 일반화 되어 있지 않는데요, 농업과학원이나 온실남새농장 등 일부 단위에서만 온실재배를 주로 하고 있고요, 대부분 지역의 협동농장들에서는 가을 채소를 심을 자리 등에 소극적으로 온실 재배를 하고 있어서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수확을 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은 양이라도 온실에서 키운 오이나 토마토 등이 시장에 나오면서 굳이 비싼 중국산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북한 주민은 말했는데요, 온실 채소들이 막물일 요즘에 노천에서 생산되는 채소가 주민들의 밥상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죠.

진행 : 북한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줄 오이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장에서 팔리는 온실오이와 노천오이의 가격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 당연히 온실에서 재배되는 오이나 토마토가 노천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시기보다 이르게 나오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 북한 시장에서는 오이나 토마토 등 온실채소들로 주민들이 웃고 우는 상황이 포착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냉면을 팔거나 오이냉국을 팔아야 하는 장사꾼이 시장에서 오이를 구매하고 나오면서 다른 곳에서 싼 가격의 오이를 발견하곤 하는데요, 비싸게 구매한 오이는 온실에서의 막물이고 싼 가격은 노천에서 수확한 첫물 오이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해마다 시장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일부 지역들에서는 노천에서 생산된 첫물 오이의 가격을 온실오이의 가격과 근접한 금액으로 정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양강도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오이는 지난주보다 6~700원 하락한 가격인 14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오이는 보통 2000원에 팔린다고 하네요.

진행 : 폭염에 주민들은 오이냉국으로 잠시라도 더위를 식히겠지만, 이를 준비하는 음식 매대 장사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저도 북한에서 음식 장사만 7년을 해봤기 때문에 더위에 음식을 팔아야 하는 주민들의 심정이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는데요, 사실 음식은 적정 온도에서도 종류에 따라 몇 시간 혹은 하루 만에 상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시장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혹시라도 만든 음식이 상할세라 적은 양을 만들기도 하고 일단 주문이 들어온 양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냉면 장사를 한다는 한 주민은 요즘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음식을 주문한 후 집에까지 가져다 달라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마 시장에 나와 뜨거운 열기 속에서 먹는 것보다 집에서 먹기를 원하는 주민들이 많아져 시장 장사꾼들의 배달서비스가 성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 더위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달서비스가 발달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기자 : 네. 저도 배달 장사꾼이 걱정돼서 어떤 형식으로 하냐고 물었는데요, 이에 대해 한 음식 장사꾼은 이전과 달리 대부분 음식 장사꾼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하기 때문에 시장에 앉아 있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주민은 “이젠 음식장사도 신사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며 익살스러운 농담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더위에 지치지 않고 생계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이전처럼 포장 없이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박스에 넣어 가져간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와는 또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북한 시장의 모습을 그려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 :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원한 오이냉국 생각에 군침이 도는데요, 왜 이렇게 북한에서 인기가 많은 건가요?

기자 : 네, 더운 여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오이냉국은 매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인데요, 주민들의 입맛을 고려한 탓인지 시장에서는 오이냉국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땀을 많이 흘리는 주민들이 염분을 어느 정도 섭취해야 하고, 오이의 찬 성질을 이용한 냉국은 주민들의 입맛을 적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북한 주민들의 말입니다.

시원하게 저장했던 오이를 잘게 채쳐서 오이향이 진하게 나게 하고 식초 몇 방울에 설탕을 적당히 넣은 후 얼음까지 띄우면 더위는 금세 도망간다고 합니다. 오이냉국은 밥을 먹을 때도 먹을 수 있지만 물을 먹고 싶을 때도 먹으면 수분보충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요즘 오이냉국을 이따금씩 만들어먹기도 하는데요, 구수한 토장의 냄새와 향긋한 오이의 만남으로 입안 가득 가을을 품은 느낌이었습니다.

진행 : 네.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 물가 전해주세요.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06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990원, 신의주 2000원, 혜산은 20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25원, 신의주는 8050원, 혜산 8050원이고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 1209원, 혜산은 12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는 1286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0000원, 신의주 9960원, 혜산 119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6900원, 신의주 6650원, 혜산 713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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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