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김정은 떠받들 忠臣, 백두혈통 ‘김여정’ 뿐이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탈출, 한국에 입국했다. 태영호가 주영 북한대사관에서 2인자 역할을 담당했던 부 대사라는 점에서 이번 귀순 사건은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부 대사 직책은 사실상 현직대사와 관내 직원들의 사상동향 및 일거일동 모두를 체크해 보고(보위사업)하는 실질적인 권력자이다. 외국으로 드나드는 북한무역선에서도 ‘부선장’ ‘사무장’들은 보위사업을 겸하는 인물이다. 

이처럼 철저한 감시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하는 해외업무에서의 2인자는 대사보다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때문에 지난해 5월 에릭 클랩턴 공연을 보기위해 런던을 방문한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도 다른 사람이 아닌 태영호가 근접 보좌를 했던 것이다.

또한 태영호 부인 오혜선의 가정 내력도 주목된다. 함께 귀순한 오혜선은 빨치산의 ‘유명한 오 씨 일가(一家)’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오 씨 일가는 김일성에 충직한 ‘전형’이라 불릴 만큼 그 세(勢)가 만만치 않다. 

70년대 초엔 ‘유격대 오형제’ 제목을 단 다부작 예술영화까지 제작·보급될 정도였고, 오씨 일가의 ‘수령결사옹위 정신’ 무장운동인 ‘오중흡7연대 쟁취운동’ 열성자대회에 최근 김정은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었다.

다시 말하면 북한 당국은 군대와 인민 모두가 두말할 것 없이 그들의 ‘투철한 수령관’을 따라 배워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같은 ‘충신가문’에서 탈북 사건이 터졌으니 김정은은 억장이 무너진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태영호 부인의 이름이 오혜선이라니, 어찌 보면 오 씨 손녀들은 모두 ‘혜’자 돌림이라는 생각도 든다. 평양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 사고를 당해 사망한 중앙당 작전부장 오극렬의 딸 이름 역시 오혜영이었다.

이 같은 ‘충신’(忠臣) 가문, 더욱이 ‘전형’으로 내세운 가문에서 탈북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에서 진정한 ‘충신’이란 없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특히 일반 주민은 물론이고 고위층 간부들도 독재체제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점도 드러내 보이고 있다.  

필자가 북한에 있었을 당시(2012년)에도 북한 고위 간부들은 본인 집에서 조용하게 둘이 있을 때엔 체제의 반(反)인민적 속성은 물론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놓고 진정어린 견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고위층 간부들의 김정은에 대한 진짜 인식인 셈이다.

태영호도 마찬가지다. 밖에서는 북한 체제를 대변하는 선전자 역할은 물론 ‘충신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속내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런 점은 평상시엔 잘 나타나지 않지만 기회가 생기면 태영호 일가처럼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최룡해도 황병서도 벗어날 수 없는 문제다. 보이는 곳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 있지만 진정한 충성심에 따른 행동은 절대 아닐 것이라는 얘기다. 피가 섞이지 않은 부인 리설주도 매일 ‘공포정치’에 따른 불안감을 감수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백두혈통 여동생 김여정을 제외하면 진심으로 김정은을 떠받들 ‘진정한 충신’은 북한에서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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