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정부, 남북정상선언 존중 원칙 천명해야”

정부는 북한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과잉경계’하는 점을 감안, 지난해의 남북정상선언과 그 후속합의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공개천명함으로써 남북 대화의 추동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이 주장했다.

조 실장은 19일 평화재단 주최 ‘평화포럼’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과 추진 전략’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관계는 대화의 추동력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하고 “실제 합의 이행은 북핵 6자회담의 상황을 봐가며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부가 본격적인 대북접근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방일 이후로 상정하고 있더라도 “그 이전에라도 이미 합의된 남북대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 실장은 말하고 제2차 남북 총리회담과 남북 경제협력공동위 회의, 베이징올림픽 공동응원단 구성을 위한 실무회의 등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과잉 경계’하고 있는 것은 “대선 이후 지금까지 3개월 가까이 남북간 공식.비공식 접촉이 없었던 데에서도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거듭 “총선이나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남북대화를 미루지 말고, 작은 실무대화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전까지 북한의 핵신고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만틈 5월 이후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남북관계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대북 특사를 파견해 ‘비핵.개방.3000구상’을 북측에 직접 설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대로 6월 이후 6자회담의 모멘텀이 약화되고 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미국의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북미관계와 6자회담이 장기교착 상태에 빠지고 남북관계는 냉각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조 실장은 전망했다.

이날 포럼에서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비핵.개방.3000 구상과 남북 경제협력 방안’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정부 대 정부(G to G)나 기업 대 정부(B to G)가 아닌 기업 대 기업(B to B)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와 1인당 국내총생산이 1990년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을 둘러싼 환경 변화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북한에 시장 경제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 당국은 시장의 확산을 억제하고 중앙의 공급 능력을 회복시키려 할 것”인데 “‘정부 대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 및 직접 경협 방식은 북한 당국의 공급 능력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한 내부의 시장화를 억제하는 역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동 팀장은 현재 남북간 경협 방식이 표면적으로는 ‘기업 대 기업’ 방식이지만 북한의 대남 조직인 민경련, 민화협 등으로 창구가 일원화돼 실질적으로는 ‘기업 대 정부’의 성격을 띈다고 말하고, 이점은 북한 공장 및 기업소의 외부 세계와 경제협력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부의 대북지원이 ‘기업 대 기업’이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북 식량차관을 제공할 때 일정 정도의 경협 환경을 정비하도록 요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는 방식을 예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