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연료봉 인출, 어떤 과정 거치나?

북한은 11일 가동이 중단된 영변 5㎿급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북핵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폐연료봉 인출 이후 재처리 과정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

◊ 폐연료봉 재처리 전망: 8월 중 완료 가능

북한은 4월 7일 원자로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폐(廢)연료봉, 즉 쓰고 난 연료봉을 ‘꺼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발표는 중단된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인출했다는 내용이다.

원자로는 핵연료봉으로 가동한다. 모닥불을 지필 때 쓰는 장작과도 같다. 장작을 태우면 숯이 남듯, 핵연료봉을 태우면 폐연료봉이 남는다. 그런데 문제는 폐연료봉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한 달가량 원자로를 냉각시켜야 한다. 그 이후에 연료봉 추출이 가능하다.

북한은 4월 초 가동 중단을 발표했기 때문에 5월 초 폐연료봉 인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는 폐연료봉을 인출하는 데 두 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5월 하순경에 완료선언을 했다는 점 때문에 이번 발표의 신빙성이 의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인출을 강행하면 가능하다는 분석도 한다.

폐연료봉에는 ‘사용후연료(Spent Fuel)’가 들어있다. 이것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추출해 낼 수 있다.

재처리의 과정은 대강 이렇다. 일단 폐연료봉을 냉각시키면서 방사능을 감소시켜야 하는데 여기에 3개월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나서 폐연료봉을 3~4센티미터 간격으로 잘게 토막낸다.

연료봉은 피복관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그것을 벗겨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토막 낸 폐연료봉을 질산염에 용해시킨다. 질산염에 담가두면 사용후연료는 용해되나 피복관은 용해되지 않아 따로 걷어낼 수 있다.

그 다음 질산염 속에 녹아 있는 사용후연료의 성분을 분리한다. 분리 과정을 통해 사용후연료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성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우라늄은 핵연료로 재활용되고 플루토늄은 핵무기 원료나 혼합핵 연료로 사용된다.

북한의 핵시설이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의심을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재처리 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재처리를 해 우라늄을 재활용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는데, 북한처럼 우라늄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가 복잡하면서 방사능 유출의 우려도 높은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연료를 재활용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게다가 만성적인 경제난에 봉착한 상황에서 이 같은 불필요한 ‘고비용’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 북한 핵보유 전망 : 인출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하면 7~8개 핵무기 제조 가능

폐연료봉을 인출했다고 하여 반드시 재처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자로의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핵연료봉은 2~3년을 주기로 교체해주어야 한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다음날인 2003년 1월 10일부터 영변의 5㎿급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했으니 교체시기가 되기는 했다.

그래서 이번 폐연료봉 인출이 곧바로 재처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6자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위협용일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 같다고 말하는 정부 관계자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끄집어 낸 폐연료봉을 조용히 땅에 묻어둘 리 만무하다.

가로 120미터, 세로 80미터, 높이는 6층이나 되는 거대한 재처리 시설은 실내축구장으로 쓰려고 만들어놓은 시설이 아닐 터이다.

북한은 이번 외무성 대변인 발표에서 “우리는 이에 따라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 방위적 목적에서 핵무기고를 늘이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나가고 있다”고 밝혀 인출된 폐연료봉을 재처리 할 계획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IAEA와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이전에 1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2003년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8,000개의 폐연료봉에서는 25~30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추출했다고 발표한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10~12kg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이는 핵무기 2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결국 북한은 7~8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게 된다.

DailyNK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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