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봉인할 北 핵시설 어디어디 있나?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연합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이 지난달 30일 북한과 영변의 핵시설 폐쇄와 봉인, 사찰단 복귀 등을 협의하고 돌아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부터 북한이 IAEA와의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것으로 예상돼 2∙13 합의 초기 이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무대표단 단장인 올리 하이노넨 IAEA 사무차장은 이날 “영변 5MW 원자로를 포함해 계획했던 모든 곳을 방문했으며 북한과 영변 핵시설 봉인 및 폐쇄를 검증하는 방식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6자회담 참가국들간에 ) 합의가 이루어지면 북한이 핵시설 등을 폐쇄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방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방북에 앞서 그는 북핵시설 폐기 대상에 대해 현재 가동 중인 영변의 5MW 원자로와 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을 포함해 핵연료봉 생산시설, 건설 중단된 영변과 태천의 원자로 등 5군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IAEA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5개의 핵시설을 동결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무단이 북핵시설 폐기 대상에 대한 북한과의 합의 사항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아 향후 폐쇄 대상 선정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폐쇄 대상 가운데 핵심 시설은 영변 5MW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이다. 원자로는 핵 연료봉을 채취할 수 있고 방사화학실험실은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즉 두 시설의 가동만 중단시키면 플루토늄 핵무기 생산을 막을 수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두 시설 폐쇄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북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 때 ‘비공개 양해각서’에서 두 시설을 비롯해 ▲핵연료 가공공장 ▲영변 50MW 원자로 ▲태천 200MW 원자로를 더한 5개 시설을 핵심 동결 대상으로 명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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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합의 초기 조치에 따른 북핵시설 폐쇄 대상’

5MWe원자로

1986년 가동. 1994년 제네바 합의로 가동 동결.2003년 2월 재가동

2005년 4월 핵 연료봉 8000개 인출위해 가동 중단

다시 연료 장전해 2005년 6월 재가동

방사화학실험실

1985년 착공. 1994년 건설중단.

2003년 8000개 핵연료봉 재처리 끝내 플루토늄 생산

2005년 8000개 핵연료봉 추가로 재처리 완료

50MWe원자로

1986년 착공. 1994년 건설중단.

북한 2005년 5월 건설 입장 표명

핵연료봉 제조시설

1994년 가동 중단. 2003년 재가동

200MWe 원자로

1989년 착공. 1994년 건설중단.

2005년 5월 건설입장 표명


영변 5MW 원자로는 1986년에 처음 가동됐으며, 1994년 제네바 합의로 동결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2003년 2월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2005년 핵연료봉 8000개 확보를 위해 가동을 중단한 바 있고 다시 연료봉을 넣어 2005년부터 6월 현재까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영변 50MW와 핵연료봉 제조시설도 폐쇄 대상이다. 50MW 원자로는 1985년에 착공했고 1994년에 건설이 중단됐다. 북한은 2005년 5월에 건설을 재개할 것임을 밝혔다.

핵연료봉 제조시설은 1994년에 가동이 중단됐고 2003년에 재가동했다. 이외 태천의 200MW 원자로는 1989년에 착공했고 1994년에 건설이 중단됐다. 북한은 2005년 5월에 건설을 재개할 것임을 밝혔다.

핵시설 폐쇄 대상이 결정되면 IAEA는 영변 원자로 등 5개 시설 가운데 800곳의 주요 시설 봉인과 20곳에 대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IAEA는 이달 초 특별이사회를 갖고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북한 핵시설 감시, 검증단 파견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감시단이 이르면 7월10~12일께 북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시단은 방북해 IAEA 이사회 승인을 얻은 폐쇄목록에 포함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래도 문제는 다소 남아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한반도 비핵화과 실무그룹에서 “우리가 봉인을 한 뒤 IAEA가 확인하러 오면 된다”고 밝혔다. 이는 IAEA 입회 하에서 아니라, 핵시설 폐쇄 대상선정과 봉인, 감시작업을 북한이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의미이다.

북한은 2003년 1월 일방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따라서 북한은 IAEA와 체결했던 안전조치협정을 지킬 의무가 없으며, 사찰단이 복귀하더라도 사찰단의 권한과 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북한이 NPT 체제에 복귀하지 않고 이와 같은 합의를 이루어진 것은 6자회담 참가국들도 일단 5MW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폐쇄만 이루어지면 북한의 추가 플루토늄 확보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봉인작업을 하고 IAEA가 그동안 확보한 목록을 바탕으로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5MW 원자로를 중단한 뒤 확보한 8000개의 핵연료봉도 폐쇄 대상이다. IAEA 감시단이 방북으로 북핵시설 폐쇄 봉인 작업이 끝나면 핵연료봉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핵시설 폐쇄 다음단계인 불능화(disablement) 단계에서 핵연료봉도 처리해야 한다.

결국 북핵문제 해결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은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와 핵불능화이다. HEU 시설은 지하에 되어 있고, 플루토늄 시설처럼 위성촬영이 쉽지 않다. 결국 미국이 어느 정도로 증거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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