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서두르면 북핵 인정하는 꼴”

정부 안팎에서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정세분석 보고서에서 ‘평화협정 체결은 북핵 폐기가 확인된 이후에 해야 한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협정을 서두르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의 핵폐기 이후가 돼야 한다는 것.

통일연구원 여인곤 동북아연구실장과 김국신 선임연구위원은 ‘제6차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결과분석’이라는 통일정세 분석보고서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는 남북한과 미중의 4자회담을 재개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먼저 4자회담 참여국의 입장 재조정도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한 “평화체제 문제는 주한미군의 위상과 맞불려 있다”고 지적하며 “평화체제 협상에서 한·미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핵 협상 추진방향과 관련, ①핵시설 폐쇄→②핵프로그램 목록 신고→③핵시설 불능화→④핵무기 해체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단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북한의 대미·대일 수교, 경제·에너지 지원 등 정치·경제적 관계 개선도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포괄적 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핵불능화→테러지원국 해제,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핵폐기→평화협정 체결→북미관계 정상화’ 순으로 정책적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고, 북한은 ‘에너지·경제지원→북미 관계정상화→평화협정 체결→핵폐기’를 고집할 경우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향후 쟁점 사안으로 한·미·일은 핵불능화를 핵 시설의 폐기·해체 직전의 단계로서, 핵물질 생산과 관련된 핵심 부품·장비의 기능을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불능화의 대상과 방법을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군축론을 제기해 핵무기 폐기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과 보다 많은 에너지·경제적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미북 수교 이후로 미룰 경우 6자회담은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2·13 합의 이행과정에서 북한은 ‘경수로 지원 요구”미북 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철수’라는 새로운 의제를 제시할 수 있고, 미국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미사일 협상 재개’ 등을 제시할 경우 협상이 지연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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