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북·미대화 쟁점될까

북.미대화를 앞두고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가 미묘한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북한은 평화협정이 이번 대화의 최대 현안이라며 핵문제와의 연계를 적극 시도하고 있고, 이에 미국과 한국은 평화협정과 핵 문제는 별개이슈라며 미리 쐐기를 박으려는 형국이다.


물론 평화협정이 이번 대화의 정식 의제는 아니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로 적극적 의제화를 시도하면 미국으로서도 이에 대응할 수 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쟁점화가 불가피하다는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우선 평화협정을 이슈로 띄우려는 북한의 움직임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서는 평화협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북미 양자대화의 최대 현안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라며 “그 외의 잡다한 문제는 주된 의제로 상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미정책연구센터 스콧 스나이더 소장의 전언에서도 확인된다. 스나이더 소장은 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북한의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미리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평화협정은 핵문제와 별개사안이어서 이번 대화에서는 ’논외(論外)’라는 입장을 적극 공론화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지금 북한이 원하는 건 북.미간의 평화협정이지만 그것은 논외”라고 못박았고, 앞서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북미 양자대화의 목적은 6자회담 재개이며 평화협정 문제는 이 대화의 의제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한반도 문제의 최대 당사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반발도가 커보인다. 정부 당국자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평화협정은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보여야 논의가 가능하며 ▲논의의 당사자는 북.미가 아니라 남북한이 중심이 되고 미.중이 정전협정 당사자로 참여하는 ’별도의 포럼’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3일 “쉽게 말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평화협정 논의는 불가하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논의의 중심은 남북한이며 이는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유명환 장관은 2일 “남북한이 중심이 되는 별도 포럼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북.미대화에서 평화협정 이슈가 어떤 수위와 방향에서 논의될 지 여부다.


일단 북한이 핵폐기 논의에 앞서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하면 미국으로서는 9.19 공동성명에 따라 별도의 포럼에서 다뤄야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양측의 입장이 정면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 말해 북한의 ’선 평화협정, 후 핵폐기’ 입장과 미국의 ’선 핵폐기, 후 평화협정’ 입장이 충돌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의 대응에 따라서는 상황이 미묘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평화협정 이슈를 별도의 포럼이 아니라 6자회담 테이블의 주의제로 삼자고 제의하고 나올 경우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한국과의 공동보조 속에서 9.19 공동성명에 따라 별도의 포럼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견지할 개연성이 높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내려는 미국으로서는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측은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만큼 상황은 유동적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에 앞서 가질 한국 정부와의 사전협의 과정이 북.미대화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 한.미간 입장은 거의 비슷하다”며 “다만 핵문제와 평화협정 문제가 불가피하게 불가분의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협상이 더 지리하고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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