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 논의 내용 일본과도 협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앞으로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 전환 논의 때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매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감안, 일본과도 긴밀하게 협의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미평화연구소(USIP) 강연에서 평화협정 문제에 대한 질문에 “휴전협정 당사자는 아니지만, 미국과 (안보동맹) 협정을 통한 책임의 측면에서 이에 매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가 일본”이라며 “미일 안보관계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어떤 상황(some contingencies)을 다루는 것이므로, 일본에도 (평화체제 논의 진행상황을) 알려주는(clued in)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은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적절한 틀도, 시점도, 당사자들도 아니라며, 한국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여러 방식(mechanisms)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체제 논의 방식으로, “남북대화, 이들 (양자) 대화를 아우를 포괄 협정, 북한 및 미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역할, 모든 당사자들이 함께 앉는 전체 협상장” 등을 예시했다.

힐 차관보는 자신의 방북 문제에 대한 질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직접 답변하지 않았으나 “내달초 6자회담 때까지 기간을 매우 생산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며 “오늘(28일) 백악관에서 다음 6자회담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히는 등 10월중 북한을 포함해 활발한 순방외교를 통해 사전 정지작업에 주력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한반도 비핵화 검증 문제와 관련, 힐 차관보는 “양자 검증체제는 얘기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기준에 맞는 적절한 체제가 돼야 한다”며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면 이에 협력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베이징(北京) 북핵 회담 말미에 “북한이 핵무기의 반입(introduction)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장을 공동성명에 추가할 것을 원했으나, 중국이 논의를 종결했다”고 설명, 핵 반입 금지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한국에 대한 핵우산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제거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한미동맹은 이 회담 의제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고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반입’ 문제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 항공기의 출입을 통한 핵우산 정책과 밀접하게 연계된 것으로, 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서도 “남과 북흔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 반입이 금지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일부에서 핵 ‘폐기’ 의미가 모호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북핵 공동성명가운데 ‘포기(abandon)’ 표현에 대해 “한국말 포기 개념엔 자발성이 포함돼 있으며, 북한이 이 표현을 선호한 것도 그때문”이라고 반박하고 협상 당시 “한국측 법률가 등과 그말의 의미를 완전히 천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것이므로, 북한 핵의 폐기를 위한 현 6자회담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연말까지 KEDO 활동을 종료한다는 미 정부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중국 입장에 관한 질문에 “(북한을 제외한) 5자 모두 각 나라가 북한이 HEU 관련 기술ㆍ장비와 노하우를 구입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하고 “다만 북한의 HEU 프로그램 진척도에 대해서만 견해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협상장을 떠나 “황야로 들어가는 것은 무서운 실책이자 치명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럴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는데도 안된다고 파트너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직은 “우리는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데 비해, 어떤 옵션을 배제하기를 원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공동성명 타결 후에도 영변 원자로를 가동중이라며, “이는 협상 입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이나, 나에겐 별 의미가 없다”며 “나라면 당장 폐쇄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다음 6자회담 때 핵시설을 공개하고 “우리가 어디를 사찰해야 할지 분명하게 공표(declaration)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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