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단 ‘북한체제 변화 전망’ 토론 요지

민간 연구단체인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은 19일 ‘2.13합의 이후 북한체제의 변화를 내다보며 준비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현재의 북한 상황을 진단하고 변화의 가능성과 북한의 정책 방향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국내외 발표자들은 북한의 선군정치와 핵개발은 경제회생 노력과 상충한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체제의 변화는 조기붕괴나 장기존속보다는 점진적 와해론이 설득력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음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조호길 중국공산당 중앙당학교 교수 = 북한의 3대 전략은 선군정치와 경제회생 노력, 핵개발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전략들은 상충됨에 따라 북한체제 전체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은 90년대 중반 전면적인 경제위기에 대처해 정치생존 전략으로 선군정치를 택했으며, 국제적인 생존전략이자 내부위기 억제수단으로 핵개발을 진행하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본 떠 2002년 7.1조치로 개혁을 시작했다.

그러나 7.1조치는 개방이 뒤따르지 않은 채 이뤄져 낡은 시설과 낡은 기술, 원자재의 절대 부족은 시장수요를 전혀 만족시킬 수 없었다.

개방은 평화적 환경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선군정치와 핵개발은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3대 전략은 상충된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일본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 = 북한은 현 시점에서 당분간은 대미 ‘핵 억지’의 강화보다는 김정일 독재권력의 유지.강화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거래 모색, 남북관계 진전, 경제 재건 등 다른 과제에 임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몇 년 사이에 북한이 붕괴 위기에 직면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으며 또한 민주화의 길을 명확하게 걸을 리도 없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탄도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아도,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반복해 감행하지 않는다면 주변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공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국은 북한이 다시 ‘핵미사일’ 보유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할 가능성을 항상 염려하며, 증가하는 탈북자의 대응에 고심하는 것을 어쩔 수 없게 여기게 될 것이다. 북한은 동북아의 ‘불안정 요인’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 = 북한체제의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조기붕괴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으나 그것이 상정하고 있는 북한주민의 대량 탈출 사태나 민중봉기, 군사쿠데타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획기적인 개혁.개방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북한 체제의 약화와 장기적인 몰락은 불가피해, 북한체제가 점진적인 해체 과정을 겪는다는 ‘점진적 와해론’이 설득력있다.

북한 핵문제 해법은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한 리비아 방식과 정권교체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한 남아공 방식, 또 후계정권 등장에 의한 해결 등의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북한 체제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대비가 필요하며 특히 주민 생존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대량 탈북에 대비한 시설 확충이 필요하고 체제혼란 속 북한군의 도발이나 북한에 신정권이 등장할 가능성도 상정해야 한다.

▲피터 벡 국제위기관리기구 동아시아사무소장 = 2.13합의 이후의 난제로는 비핵화 감시, 북미관계의 정상화 여부, 일본의 납치문제 집착, 대북지원에서 미국 의회 반발이나 일본의 거부 그리고 한국이 지나치게 앞서가는 문제, 경수로 등을 상정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화해를 위해 필수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인권 침해나 재래식 무기와 같은 다른 매우 중요한 문제들을 지속 제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비핵화와 연계돼 다뤄져선 안된다. 이들 문제로 인해 핵위기 해결이 방해받아선 안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진지한 의사가 있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있지만, 단계적인 협상 과정만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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