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비용 지출 4조, 분단비용 절감 156조”

지난 1988년 ‘7.7선언’을 기점으로 남북이 대결을 지양하고 교류문호를 개방한 이후 남한은 ‘평화비용’ 3조9천800억원을 지출한 반면 155조8천800억원의 ‘분단비용’을 절약해 결과적으로 약 152조원의 편익이 발생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원장 김주현)이 추산했다.

‘평화비용’은 남북 경제협력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투입된 남북협력기금을, ‘분단비용’은 국방비를 각각 의미한다.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통일경제(2009년 제3호)’에서 ‘남북관계 평가와 개선 과제 – 주요국 사례와 한국민의 의식조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남북관계를 국제정세와 남북간 경제력, 집권층의 성격 및 대북정책 기조 등에 따라 대결 시기(∼1988년 7.7선언 이전), 화해모색기(7.7선언 이후∼김영삼 정부 이전), 정체 시기(김영삼 정부 시기), 교류확대기(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조정 시기(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등 5개 시기로 구분했다.

보고서는 ‘대결 시기’의 마지막 해인 1988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4%에 달했을 때를 기준으로 삼아 ‘화해 모색기’가 시작된 1989년부터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매년 차츰 감소(2.4∼3.7%)함에 따라 절감된 국방비가 155조8천8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비록 계량화된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평화비용’의 지출 덕분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해외 차입비용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갈등 감소 등의 효과도 유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지난달 23∼26일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52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통해 조사한 결과,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78.7%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해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는 응답 21.3%의 4배 가까이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으로는 ‘북한의 핵실험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을 지적한 사람이 49.4%로 가장 많았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가 37.3%로 뒤를 이었다. ‘6자회담의 비효율적 운영'(7.9%)과 ‘미국 정권 교체로 인한 대북협상 지연'(5.4%) 등의 응답도 있었다.

정부의 현 대북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5.2%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26%는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압도적 다수가 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선 ‘현재의 긴장 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71.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악화돼 군사적 충돌 등 위기국면이 예상’된다는 답변(14.4%)과 ‘극적으로 대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답변(14.2%)이 같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구원은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경협 확대와 6.15 및 10.4 선언 이행 선언을 통한 전면적 대화 제의를, 중장기적으로는 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경제 자립기반 조성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구원은 8.15 경축사에서 전면적인 남북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인도적 사업을 우선 재개해 당국간 신뢰를 회복하며,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 속에 민간 교류를 측면 지원하는 것 등을 정부에 과제로 제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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