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성공하려면 북한 잘 다뤄야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자리는 3차례 도전 끝에 꿈을 이룬 평창을 축하하는 박수와 환호로 넘쳐났다고 한다. 평창은 2010 대회와 2014 대회에서 잇따라 경쟁 도시에 역전패했던 악몽을 한번에 털어내듯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독일과 프랑스를 물리쳤다. 강원도민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동계올림픽 개최’라는 꿈과 희망을 한데 모은 결과였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정확히 30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2002년 월드컵,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합하면 ‘국제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열게 되는 셈인데, 세계에서 6번째로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라고 한다. 미국도 아직 못해본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고 하니 기쁨이 배가된다. 분단과 전쟁의 아픔속에서 국제사회의 원조로 연명하던 코리아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역동성을 보여준 것이 서울올림픽이었다면, 평창에서는 세계평화와 번영을 주도해가는 선진 코리아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제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챙겨야 할 사안이 바로 북한을 둘러싼 외교·안보 분야다. 마치 평행이론을 입증이라도 하듯 지금 한반도에서는 30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981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한 해 전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옹립됐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나니 지난해 후계자로 공식화 된 김정은이 떠오른다. 김정일이 후계자 시절 ‘서울올림픽’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면 그의 아들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이란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벌어졌던 제2연평해전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는 순간 북한은 서해상에 경비정을 내려보내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서울올림픽 때까지만 하더라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등으로 ‘체제경쟁’에 매달렸던 김정일이 경제력으로는 더이상 차이를 극복할 수 없자 군사도발이라는 무력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남한이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는 것은 김정일 입장에서 보자면 눈부신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남한, 그 자체가 최고의 체제위협 존재라는 점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일에 다름 아니다. 2000년대 이후 남한과의 체제경쟁보다 내부통치 강화에 주력해왔던 그에게 평창의 승리는 또 한번의 위기로 느껴질 수 있다. 자신의 독재와 실정(失政)이 다시 한 번  재확인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북한의 향후 전략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본 안보태세를 공고히 하고 북한 관리대책을 치밀하게 재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자칫하면 평창 올림픽이 북한의 또 다른 대남위협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의 위기지수가 과대 평가되고 동계올림픽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이 뒤따를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음 정부, 다음 대통령의 문제라고 안일하게 대응해서도 안된다. 북한문제를 제쳐두고 우리 단독의 희망과 의지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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