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10만호 실패, 간부 문책으로 책임 떠넘길 것”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의 성과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평양 10만호 건설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에 따른 문책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말 완공한 살림집은 아파트 9개 동 500세대가 전부이고 전체 건설 규모도 1/4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은 2009년 9월부터 시작됐지만 북한의 만성적인 자재난과 전력난 등으로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속출했다.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평양 10만호 건설을 김정은이 주도하고 있다고 선전해 온 만큼 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려 김정은 리더십 손상을 최소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평양 10만호 건설사업은 당 행정부장으로 공안기관은 물론 근로단체부와 수도건설위를 지도하고 있는 장성택이 주도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의 업적으로 띄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됐었다.


그러나 10만호 건설 사업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잦은 주민 동원으로 원성이 높아지면서 민심 수습 차원에서라도 실무 간부에게 책임을 덮어씌워 숙청할 것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실패에 대한 주민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을 총살했고, 식량난이 극심했던 1997년에는 농업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서관희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를 공개처형 하는 등 국가 정책의 실패를 해당 간부들에게 떠넘겨 왔다.


그러나 10만호 건설 사업 실패가 인민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전과 같은 처형식 문책까지는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다만 건설사업에 주되게 관여한 중간 간부급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어 김정은 우상화에 불똥이 튀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건설 책임자들이 자재를 빼돌렸다거나 10만호 건설 돌격대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문책 근거가 될 수 있다.


내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10만호 건설을 완수하지 못하면 책임자들은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하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은의 권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건설사업의 차상위 간부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부 간부들이 김정은 대장의 구상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거나 최고 지도자 위신에 손상을 입혔다는 구실로 문책 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도 “10만호 건설의 핵심 사업 부분, 즉 건설 자재 조달이나 운송을 담당하는 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어 경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세훈 국정원장은 2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이 최근 화폐개혁의 실패와 (평양10만) 주택 건설의 차질 등으로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지만 아직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면에 나서지 않은 만큼 김정일의 통치력 저하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일 치적 만들기에 실패한 것이지 김정은 리더십 손상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은 일부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최고 지도자의 리더십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해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 역시 “김정은에 대한 후계의 진행 수준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된 1974년에도 못 미친다”면서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할 수도 있지만 실패하면 결국 김정일에 대한 불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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