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포커스] ‘핵강국’ 대놓고 선언할 수 없는 김정은의 고뇌

지난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건물이 폭파되고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는 9월 9일은 북한이 말하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창건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건국절’이다.

공화국 창건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 여러나라에서 지난달부터 경축행사가 진행되었다고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집트에서는 8월19일부터 23일까지 경축행사가, 스위스, 영국, 핀란드, 나이지리아에서는 경축모임, 토론회 및 사진전시회, 영화감상회가 8월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와 베네즈엘라는 21일에 경축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 같은 여러 나라에서 공화국 창건을 축하하면서 동시에, 김정은을 최고영도자로 모셔서 북한이 세계인들을 놀래우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고, 북한이 국제정세흐름을 주도하는 강국으로 우뚝 솟아올랐다면서 하나같이 김정은을 칭송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내부에서도 공화국 70주년 축하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리고 있는 가운데 노동신문은 대표적으로 4일, 함흥대극장에서 열린 전국웅변대회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각 지역 대표로 모인 연사들이 여러 주제로 열띤 웅변들을 했다고 전하면서 그들이 하나같이 김정은을 김일성, 김정일의 불멸의 업적을 이어받아 북한에 강성번영의 새 역사를 펼쳐간다고 하면서 김정은의 천출위상을 격조높이 칭송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김정은이 북한을 교육의 나라, 인재강국으로 온 세상에 빛내주었다고 하면서, 다함없는 흠모와 감사의 정을 한껏 표현했다고 전했다.

70주년 공화국 창건일 기념행사, 매우 거창하게 치러질 듯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70돐(돌)을 경축하기 위해 북한을 찾은 외국인들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다. 일본 총련의 대표단들이 1일에 평양에 도착했고,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이며 덴마크 조선친선협회 위원장과 그 일행 및 프랑스조선친선협회대표단, 필리핀친선대표단, 네델란드, 스위스 조선위원회 대표단도 4일 도착했다고 사진과 함께 내용을 실었다.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8일 날 방문(시진핑, 푸틴 불참)한다는 것을 5일 날짜 신문에 올렸다. 이것들은 이번 7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이 매우 공을 많이 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김정은이 이번 70주년 행사만큼은 작년과는 달리 매우 거창하게 치룰 심산인 가보다.

북한은 작년, 69돐 행사 때는 옥류관에서 김정은이 불참한 가운데 아주 조촐하게 진행했었다. 김정은은 그날, 공화국 창건일 기념행사가 아닌 제6차 핵실험(9.3) 관계자들을 위해 마련된 축하공연에 참석하였다. 즉, 공화국 창건일이 핵실험축하행사보다 그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것이다. 노동신문도 축하공연과 연회소식을 1면부터 4면까지 대폭 할애하고 창건일 기념일 행사는 5면에 배치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때까지만 해도 김정은은 ‘핵무력’, ‘핵강화’에 모든 사활을 걸었었다. 김정은은 이날 축하연설에서 “‘수소탄 폭음(6차 핵실험)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하였다. 이 당시, 김정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핵무력 완성’이라는 단어만 박혀 있었다.

김정은의 절치부심으로 결국, 북한은 작년 11월 29일에 ‘화성-15호’형을 발사함으로 핵무력 완성단계에 진입했다고 공포했고 올해 4월 20일, 당중앙위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는 ‘핵무기 병기화’를 선언하였다. 김정은을 향해서 ‘전무후무한 핵무력건설업적을 이룬 지도자’라는 칭송이 북한 전역을 울려 펴졌던 작년 말, 올 초였다. 이처럼, 김정은의 최고의 업적(치적)은 ‘핵무력 국가로의 완성’인 것이다.

김정은의 공화국 70주년 기념연설, 핵심 키워드는?

오는 9월9일, 공화국 창건 70주년에 북한은 김정은 띄우기에 집중할 듯하다. 그런데, 큰 장애물을 만났다.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이 바로 ‘핵강국 건설’인데 이것을 대놓고 선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하면 현재로는 핵과 관련된 도발적인 용어들을 표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김정은도 기념연설에서 핵과 직접 관련된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을 보면, 8월까지만 해도 논평에서 ‘핵강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제재효과란 우리를 핵강국의 지위에로 떠밀고 우리의 자강력을 백배해준 것뿐이다”는 문장이 8월6일 논평에 포함되었었다. 그런데 9월에 접어들어서, 논평이나 사설, 기사에서도 핵강국, 핵무력이라는 단어들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불과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성급한 판단일 수는 있다. 하지만, 논평이나 사설들 내용을 보면 의식적으로 핵관련 용어들을 피해서 쓰는 것이 역력하다. 필자가 굳이 ‘안 쓴다’가 아니라 ‘피해서 쓴다’고 표현한 것은 단지 다른 용어들로 대체해서 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9월 논평, 사설들에는 ‘막강한 군사력’, ‘막강한 군사적 힘’, ‘강력한 군력’, ‘무지막강한 군력‘, ‘강위력한 힘’, ‘최강의 전쟁억제력’ 등의 용어들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비록, ‘핵강국’, ‘핵무력’이라는 국제사회를 자극시킬 용어들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위의 단어들로 의도적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글들 전반적인 내용들은 이전에 핵무력, 핵강국이라는 단어와 같이 쓰였던 문장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막강한 군사적 힘은 우리 공화국의 운명수호를 위한 위력한 보검이다”는 문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다. 또한, “막강한 군사적 힘이 후손만대의 행복을 영원히 담보해주는 난공불락의 요새”(9.4 논평 내용 중)라고 했는데, ‘막강한 군사적 힘’ 은 곧 ‘핵능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정은도 그의 연설에서 마찬가지로 ‘핵’이 포함된 단어를 피하며 ‘막강한 군사력’, ‘막강한 군사적 힘’, ‘강력한 군력’, ‘무지막강한 군력‘, ‘강위력한 힘’, ‘최강의 전쟁억제력’ 등의 용어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비핵화조치의 일환이라고 해석하면 큰 코 다칠 짓이다.

김정은도 내심 답답할 것이다. ‘핵강국’을 강력하게 표출함으로 자신의 불멸의 업적을 뽐내며 자신의 위대한 지도력을 맘껏 드러내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핵과 관련된 내용을 싹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연설에 핵심키워드가 ‘사회주의강국건설’이 될 것이 때문이다. 이 용어는 ‘백두산대국’과 일맥상통한다. 필자가 여러 번 주장한 바 있지만 백두산대국은 핵강국과 경제대국이라는 두 개의 축에 기초되어 완성된다. 지난 4월 20일 전까지의 북한의 정책노선은 ‘핵-경제병진’노선이었지 않은가. 북한이 4월 20일, ‘경제건설총력집중’이라는 노선으로 전환한 것은 이제 핵 완성이라는 한축이 완결되었다는 의미이다. 김정은은 그의 연설에서 이러한 내용을 에둘러서 슬쩍 집어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비핵화 진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제사회 앞에 매우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5개년전략목표수행 증산돌격운동’, 강력 주문할 듯

9월 노동신문 논평, 사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용어가 ‘자강력’, ‘자력자강’이다. “자력갱생만이 살길이고 영원한 승리와 번영의 길이며 반만년민족사의 특대사변을 안아온 근본원천”(9.4)이라고 했다. 다른 논평에서는 “우리 공화국의 70년력사는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의 비범한 선견지명과 현명한 령도밑에 자강력을 억세게 다져온 간고한 투쟁행로이다. 자강력은 온갖 적대세력들의 가혹한 제재봉쇄속에서도 우리 조국이 거창한 창조와 건설, 비약과 변혁의 눈부신 정성기를 펼쳐놓게 한 원동력이였다.”(9.4)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들 사설, 논평들은 이 같은 자력자강의 승전포성들이 ‘5개년전략목표수행을 위한 증산돌격운동’의 불길속에서 다발적으로 울려퍼지고 있다고 하였다. 도처에 주체화, 현대화의 본보기 공장, 본보기 지역(군)이 일떠세워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 중, 김정은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두 곳은 삼지연군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이다. 삼지연군은 김정은이 작년 12월부터 직접 설계도를 지시하고 올해 5월부터 본격 현장시찰행보를 시작할 때 삼지연군은 두 번이나 방문해서 사회주의문명이 응집된 산간문화도시, 인민의 이상향, 전국의 본보기군, 공산주의 이상향의 전군의 모범군이 되게하겠다고 장담하였다.

아마도 김정은은 그의 연설에서 노동신문이 ‘새세기 혁명정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일컫고 ‘천지개벽의 불바람’이라고도 하는 ‘집단적 혁신운동’인 ‘5개년전략목표수행 증산돌격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전형을 창조’(건설영웅세우기)하고 과학을 중시하여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최후승리를 앞당기는 경제건설대진군을 강력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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