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통일딸기’ 경남 못올까

“평양에서 기른 ’통일딸기’ 모종이 오늘 남포항을 거쳐 인천항으로 들어오기로 돼 있었는데 선적을 하지 못한 것으로 최종 확인돼 너무 안타깝습니다”

경남통일농업협력회(경통협) 전강석 회장과 경남도 이정곤 농업지원과장은 우리 농업기술을 전수해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에서 키운 딸기 모종 1만그루가 10일 인천항에 도착, 도내 농가에 분양키로 돼 있었으나 물목을 확인한 결과 선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이 딸기 모종은 북한에서 남쪽으로 살아있는 식물 상태로 건너오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의미 있는 것이기도 했다.

북한 쌀이 남쪽으로 들어온 적은 있지만 식물을 산 채로 가져오는 것은 처음이고 북측도 당초에 남쪽으로 가져오겠다는 우리측 제안에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경통협과 경남도가 쌓아온 신뢰관계 등으로 성사됐다.

경통협은 딸기 모종을 전달받으면 이를 ’통일딸기’로 이름붙여 올해 시범사업으로 밀양·함양 등지 6개 회원 농가에 분양해 우리 기후와 토양에서 잘 키워지는지 실험재배를 해보고 내년부터 대량으로 늘릴 요량이었다.

이정곤 과장은 “남북 교류과정에서 ’퍼주기’ 논란이 많았지만 딸기 모종은 북한에서 키워 남쪽으로 가져오면 질이 좋지 않은 중국산 모종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등 남북 교류의 성공적인 모델로 꼽힐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도 딸기 모종이 밀양 얼음골이나 강원도 등 날씨가 서늘한 곳에서 잘 커 북한이 모종 키우기엔 최적지인 셈이다.

경통협은 자체적으로 조직배양을 통해 키운 딸기 모주 3천500그루를 평양으로 가져가 다시 새끼치기를 통해 2만그루를 만들었고 1만그루는 북측에 주고 1만그루는 이번에 받기로 한 것이다.

김태호 지사 등 경남도 방북단이 오는 21일부터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전면 유보키로 결정한데 이어 통일딸기 사업마저 취소될 지 경통협 관계자 등은 북핵 사태 추이를 마냥 지켜보고 있다.

경통협 관계자도 이번 방북단에 포함돼 평양에 간다면 북에 남겨진 1만그루의 딸기 모종을 현지 비닐하우스에 직접 심을 예정이었다.

경통협은 2004년부터 독자적으로 북측과 농업분야 교류를 시작해 비료와 비닐 등을 지원해주면서 북한 농민들과 직접 부대끼며 협력사업을 해오다 올해부터 경남도의 대북 농업분야 협력사업과 연계하고 있다.

경통협 전 회장은 “북측이 남쪽으로 보낼 모종 포장방법까지 주민들에게 알려줬고 이달초 방북 때도 모종을 보내겠다고 확인했다”며 “단순 서류상 실수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중국을 통해 팩스를 보냈으니 곧 사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여전히 버리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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