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파트 건설 부진 후방총국장 해임”

북한의 전창복 인민무력부 후방총국장이 평양 아파트 건축공사 부진에 대한 과오를 추궁받고 해임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17일 전했다.  


평양시 군(軍)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평양 만수대지구 건설에 동원된 각 조직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됐다”며 “최근 경쟁총화에서 후방총국이 맡았던 아파트의 건설속도가 지지부진해 후방총국장이 책임을 떠안고 해임됐다”고 말했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17일 김정일과 리지나이(李繼耐) 중국 총정치부 주임이 이끄는 인민해방군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장에 전창복 후방총국장은 배석하지 않았다.


중국 대표단의 방북은 지난 8월 전창복이 북한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기 때문에 그가 접견장에 배석하지 않은 것은 외교관례 등에 어긋난다. 때문에 그가 최근 숙청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당국은 평양시 살림집 건설 속도가 자재난 등으로 지지부진하자 공장기업소 노동자들과 대학생, 군(軍)과 당(黨), 정부 조직 등을 건설현장에 총동원해 조직간 경쟁을 부추기며 ‘속도전’을 벌여왔다.


살림집 건설 경쟁은 지난 9월 김정일과 김정은이 만수대지구 공사장을 현지 방문해 건설을 독려한 후 김정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인민무력부 산하 후방총국과 정찰총국에는 각각 45층짜리 2개동이, 인민보안부는 40층짜리 3개동,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연대는 25층짜리 4개동, 대외건설지도국 여단은 30층과 35층짜리 3개동의 골조공사가 부여됐다. 


이후 당국은 건설속도, 아파트의 질적 수준과 건설 과정에서의 사고 여부, 예술선전선동사업, 규율 등을 종합 채점해 높은 점수를 받은 조직을 표창하고, 낮은 점수를 받은 조직은 비판·처벌했다.


이 같은 총화사업은 지난 2일 진행됐고, 5일에는 완공을 기념하는 축하무대도 있었다. 총화에서는 정찰총국이 1위, 인민보안부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후방총국은 아파트 주변 편의시설과 공원 조성을 위한 정비공사에 나선 대학생 조직보다 점수가 뒤져 마지막 등수를 차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후방총국장에 책임을 물어 해임 조치했다고 한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후방총국장의 해임 사유는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식량과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빼돌려 공사가 지연됐고, 건설과정에서 군인들이 탈영을 비롯해 사건사고를 많이 일으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방총국장의 해임으로 건설 현장에 동원된 조직들도 언제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소식통들은 “총국장의 해임으로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불만도 나오고 있다”며 “일부 지휘관들은 ‘일을 벌려놓고 잘 되면 자기(김정은) 성과고 안 되면 일꾼들 탓으로 돌리니 누가 책임지고 일을 하겠는가’라며 공사를 책임지는 것을 꺼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후방총국장 해임은 2012년 완공을 목표한 평양 살림집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책임전가’에 나선 것이라는 말들도 돌고 있다.


또한 ‘속도’만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부실공사와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그에 따른 책임추궁도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