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쌀값 한달새 1000원 하락…배급·현물지급 영향”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당국이 ‘張성토 모임’과 ‘김정은 충성모임’ 등으로 주민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물가는 이번 장성택 처형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쌀값 등의 하락으로 주민들의 생활 형편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평양, 평안북도 신의주, 양강도 혜산의 쌀값은 1kg당
4000원, 4900원, 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1월 중순과 비교해 각각 1100원, 500원, 1200원 하락한 수치다.


이는 지난 4, 5월경부터 2호미(군량미)가 지속적으로 풀려, 매월 이뤄진 배급과 감자와 옥수수 및 벼농사 풍년 등이 쌀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주요 제철·제강·광산 및 방직·피복 기업소 노동자들에게 시장 물가를 반영한 현금과 쌀 등을 월급으로 지급해 쌀값 안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단속 차원에서의 시장 통제가 실시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장군님(김정일) 서거 애도 기간 때 시장이 잠깐 통제됐을 뿐 현재는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고모부(장성택)가 갑자기 처형된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시장 통제가 예상됐지만 실제 통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함경북도 등 광산 지역이 몰려 있는 곳에서 (당국이) 쌀, 남새(채소) 등 현물을 대량으로 노동자들에게 배급해줬고 이 현물이 양강도 등 이외 지역으로 유입됐다”면서 “위(당국)에서 옥수수, 쌀 등을 배급도 해줘 시장에서 쌀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평양 소식통도 “11월 중순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쌀 가격이 이달 초엔 4800원, 중반으로 넘어가자 4000원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원래 낟알털기(탈곡)을 하면 뒤로 빼돌려진 쌀이 시장으로 나오기 때문에 쌀값이 떨어지는 시기지만 한 달 새 1000원 가량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배급과 10월부터 시행된 일부 기업소의 월급 인상 조치로 쌀보다는 다른 부식물을 사 먹으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제 시장엔 ‘알곡 쌀 장사꾼’들이 쏙 들어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평양, 신의주, 혜산의 달러당 환율은 11월 중순과 비교해 각각 300원, 110원, 120원 오른 8400원, 8260원, 8300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북한에서 내화(북한돈)보다 외화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환율은 쌀값과 비례해 오르고 내리지만 최근엔 정반대의 모습”이라면서 “월급 인상으로 달러로 저축을 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