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쌀값 급등…”한달새 kg당 500원 올라”

북한 시장에서 쌀값이 급등하고 있다. 19일 현재 평양 내 장마당에서는 쌀이 1kg당 2600~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8월 초 2100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무려 500원(23.4%) 상승했다.  


하루 전 단둥에 도착한 북한 무역업자(북한측 대방)는 19일 기자를 만나 “지난주부터 갑자기 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kg당 2600~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옥수수 농사가 잘 안됐고, 수해 때문에 (장마당에 나오는)쌀 가격이 오르리라는 심리가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도 쌀값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16일 기준으로 함경북도 청진의 경우 쌀 1kg에 2300원, 함북 온성은 2500원, 양강도 혜산은 2400원에 거래됐다.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지난주에 비해 100~300원 오른 가격대를 형성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8월이 되면 시장에 감자, 옥수수 등이 공급되면서 쌀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은 집중호우 등의 자연재해와 비료부족에 따른 감자·옥수수 작황 부진 등의 여파로 쌀 가격이 되레 상승세다.  


김영훈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작년에 생산된 쌀과 봄, 여름에 생산된 식량이 줄어들어 쌀 가격은 단기간 소폭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상승도 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인민폐 100위안(元)은 지난주 3만9000원에서 현재 4만1000원까지 올랐다. 북한 장마당 물가가 중국 환율에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경지대에서는 폭풍군단의 검열도 쌀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강도 소식통은 “폭풍군단 검열을 많이 해서 쌀이 있는 사람들도 장마당에 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금씩만 내다 파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대규모로 장사하는 사람들도 쌀을 많이 내놓을 경우, 밀수 등을 의심받을 수 있어 쌀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관측에 따라 장사꾼들이 일부러 쌀을 풀지 않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A씨는 “장사꾼들 사이에선 30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했고, 함북·양강도 소식통들도 검열이 계속되고, 환율이 하락하지 않을 경우 쌀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수해와 비료부족 등으로 올해 식량 작황이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식량 가격 상승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