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목사가 중심이 된 크리스천 NGO인 ‘기독교사회책임’이 북한의 평양 봉수교회를 가짜교회라고 규정한 데 대해 반론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미국 심슨대학교 종교철학부 신은희 교수는 25일 인터넷매체인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세상에는 진짜교회도 없고 가짜교회도 없으며 단지 ‘다른 교회’만이 있을 뿐”이라며 “북에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나름대로 정의한 기독교가 있으며 그것은 북의 상황에서 탄생된 ‘조선식 복음’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독교사회책임은 지난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김형직사범대학에서 35년간 재직하다가 지난 92년 남한으로 망명한) 김현식 교수의 증언 등으로 평양 봉수교회는 가짜교회임이 명백해졌다”면서 “한국교회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내에서 반(反)기독교 선전이 계속되고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경우 신규의 인도적 지원과 종교의 자유 문제를 연계시켜야 한다”면서 “신규로 행해지는 대량 지원프로젝트는 신앙의 자유 문제와 북한인권 문제의 개선이 있는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과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진짜와 가짜를 정할 수 있는가. 서 목사가 말하는 진짜교회란 무엇인가. 미국교회인가? 한국교회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미국교회를 따라 하면 정상교회, 진짜교회가 되고 ‘우리식으로’ 믿으면 이단교회, 가짜교회가 되는 것은 전형적인 종교제국의 지배논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북의 교회와 신앙이 남쪽과 다르다고 해서 모두 가짜교회라고 폄하하고 저주할 자격이 우리에게는 없다”면서 “서 목사가 주장하는 진짜교회인 남쪽교회처럼 북의 교회들이 타락할까봐 오히려 두렵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한내) 목사는 교회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돼 온갖 특권과 권력을 향유하고 교회의 계급은 일반사회의 계급차별을 능가하며 교회는 권력투쟁의 장이기도 하다”며 “돈, 권력투쟁, 세습, 부권문화, 목사의 제왕적 모습, 교회의 계급화 등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이보다 더 변태적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북의 동포들은 과거 반세기 동안 주체문화 외에 다른 종교문화를 접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면서 “이제 15년을 조금 넘어서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과 노력들이 더욱 고맙고 소중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민족신앙을 고수하였던 히브리인들과 같이 북에서는 기독교도 민족종교로 정착시키기 위한 ‘토착화의 과정’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혹독한 굶주림을 견디며 피땀 흘려 지켜온 민족정신과 주체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타종교의 예배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 교수는 북한의 주체사상과 기독교사상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신학자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강의를 한 적도 있고 여름에는 남한에서 특별강의를 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