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9일, 제7기 제6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1월 8차 당 대회 개최를 제의했다. 김정은은 회의 연설에서 “당 대회를 정기적으로 소집하고 시대와 혁명 발전을 인도하는 노선과 전략 전술적 대책들을 확정하며 집행을 담보할 수 있는 당의 지도기관을 정비·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노동신문을 비롯해 북한의 공식 매체는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연일 성과를 다그치고 있다.
당 대회 개최 소식을 접하며 필자는 문득 지난 2016년 5월에 개최된 7차 당 대회 때가 떠올랐다. 1980년 제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만에 열린 이 대회에서 김정은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에 추대되었다. 김정은은 개회사에 이어 3시간의 연설을 통해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했다. 사업총화보고서는 무려 7만 2천 자 분량에 달했다. 주로 김정은의 업적 과시와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김정은은 김정일 시대에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던 당 대회를 36년 만에 개최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아울러 5월 9일 폐회 이후 11일 평양에서는 7차 당 대회를 경축하는 특별공연이 열렸다. 바로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그리고 공훈국가합창단이 합동공연을 개최한 것이다. 김정은 시대 대표악단인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청봉악단이 처음으로 합동공연이 했고, 공연시간만 무려 2시간 30분이었다. 이 합동공연은 당 7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수여하는 특별한 의미였다.
당 대회에서 언급한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확립하기 위한 음악 선곡과 무대배경이 연출되고, 당에 절대적 충성을 강조하는 노래들이 선곡되었다. 한마디로 당원들의 충성도를 결집하고 사상을 강조하는 주요한 선전장이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하며 인민생활향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도 화려하고 거창하게 시작한 7차 당 대회의 목표는 지난 4년 동안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 정권 스스로 ‘끊임없는 시련과 예상치 않았던 도전으로 결코 순탄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자인한다. 경제 부문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관료들의 자아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를 강조하며 인민을 위한 멸사복무를 언급하지만 실제 북한 경제는 날이 갈수록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라는 초연결망 시대에 외딴섬 마냥 국경을 걸어 잠근 채 자력갱생을 강조한 당연한 결과다. ‘모든 것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하여’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오직 김정은의 목표는 정권 유지에만 골몰한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합동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부른 <영원히 한길을 가리라>는 정책으로 결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70일 전투, 150일 전투, 7차 당 대회, 당 창건 75주년 행사 등 한시도 멈추지 않고 주민을 다그치는 노력 동원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8월 24일자 노동신문은 “당 대회 소식에 접하여 이처럼 온 나라가 설레이는 감명 깊은 현실은 오직 우리 조국 땅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말 그대로 세계 어느 나라가 당 대회 개최를 그토록 강조하며 주민을 옥죄이는가? 8차 당 대회에는 또 어떤 합동 공연으로 초라한 쇼를 이어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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