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합영.합작도 한반도 한랭기단에 ‘오싹’

북한이 내달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통행을 차단하거나 엄격히 제한키로 함으로써 개성지구와 금강산지구 중심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개성공단을 제외하곤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평양에서 이뤄지고 있는 남북 합영사업들도 남북 대립의 한기에 휩싸이고 있다.

개성에 공장을 두고 평양에서도 임가공 의류를 받고 있는 ㈜에스앤티스포츠 박영태 대표는 25일 “지금까지 평양은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아직은 정상적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솔직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내달 2일 북측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지난 13일 팩스를 통해 ‘일정을 잡아 연락을 주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불안해 했다.

중소기업남북경협교류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24일 북측으로부터 ’12월1일 이후 육로가 차단되니 이에 대비해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받았다”며 “앞으로 남북교류가 더욱 차단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안동대마방직은 개성-평양 육로를 통해 다섯 차례 시설과 자재를 운반해 지난달 30일 평양 시내에 남북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 공장을 준공했다.

북측이 그에게 통지문을 보낸 것은 평양대마방직 공장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가 맡고 있는 중소기업남북경협교류회장직 때문으로 보인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최근 남북경색이 계속되면서 북측으로부터 실크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양대마방직 공장의 정상가동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태가 지속돼 개성공단이나 평양에서 실패하는 업체가 나오면 회생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26일 회사 관계자를 파견하는 데 이어 내달 9일엔 자신이 직접 평양을 방문해 공장 운영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평양에서 의류 임가공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신화인터크루의 고영근 대표는 “이번 주 중 북측 파트너와 개성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북측에서 ‘내부사정이 있다’고 통보해와 일정이 미뤄졌다”면서 “어제도 중국을 통해 북측과 통화했는데 현재 생산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연간 300만~400만장의 의류를 평양에서 생산했지만 내년엔 인건비 등의 문제로 50만장 정도를 줄일 계획”이라며 “여름상품 생산 상담을 위해 내달 5~6일 개성에서 만나기로 일정을 잡았는데, 그때 상황에 맞춰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합작의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준공과 개교도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이 대학 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대학 준공식을 위해 내달 4~7일 약 250명이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안 좋은 상황에서 행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 봄으로 미뤘다”며 “북한 교육성에서도 ‘준비를 더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18일 평양을 방문했다는 이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로부터 남북간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모양만 내고 있지 실질적으로 되는 것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히 나빠지는 시점에서 자칫 남북경협이나 교류사업이 모두 막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