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장사하던 일부 중국 화교(華橋)들이 북한을 빠져나온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북한 경제 사정 악화로 인한 철수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22일 오후 신의주에서 ‘묘향산 관광’이라고 써진 버스 여러 대가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를 통해 단둥(丹東)에 들어왔다”면서 “버스에 탄 사람은 평양에서 살던 화교들로 약 40여 명 정도였다”고 전했다.
대다수의 화교가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무역이나 장사를 해왔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국경이 봉쇄되면서 일을 할 수 없게됐고, 이에 일부 화교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근 수도 평양 조차도 코로나발(發)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한 주민 중 일부가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혁명의 도시조차도 침체되고 민심은 흉흉해지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 평양에도 코로나 경제난?… “女장사꾼 노린 범죄 잇따라 발생”)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향후 더 많은 화교가 북한을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조선(북한)에서 코로나19로 제대로 장사를 할 수 없어 생계가 곤란해진 사람들이 빠져나온 것”이라면서 “출국 신청을 하고 빠져나오는데 뇌물 등을 포함해 못해도 1인당 1만 위안(한화 약 170만 원) 이상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대체로 빠른 행정처리의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다. 불이행시 북한 관리들은 고의로 처리를 지연하거나 이것저것 트집을 잡곤 한다. 이 때문에 화교들이 빠른 출국을 위해 상당한 양의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은 북한에서 돌아온 화교들을 코로나19 검사 후 자가격리시켰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화교를 태운) 버스가 오기 전부터 중국 해관(세관) 및 다리 근처를 중국 공안(경찰)이 통제하고 있었다”면서 “해관 안에는 방역을 위한 인력들이 가득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화교들은 세관에 들어간 뒤 신분, 코로나 검사를 마친 후 국가 격리 장소로 이동했다”며 “(중국 당국은) 이들의 검사 결과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단둥이 속한 랴오닝(遼寧)성은 도착한 모든 내외국민 해외 입국자를 14일간 지정시설 격리하고 지역별로 7~14일간 추가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