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간 ‘고구려벽화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조선역사박물관까지-. 작년 가을에 서울에서 40일 동안 개최됐던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이 11일부터 한 달 간 평양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이번 평양전에는 서울전에서 선보였던 사진작품들이 대부분 전시된다. 북한지역의 대표적 고구려 고분인 안악3호분을 비롯해 덕흥리 고분, 쌍영총, 호남리 사신총, 강서대묘 등의 벽화사진 121장이 소개돼 서울에서 일었던 감흥을 평양에서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분벽화전은 고구려 문화의 중핵지대인 평양에서 열린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크다. 출품작은 2004년 7월에 고구려 고분군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일본의 교도통신 취재단이 촬영했던 사진들이다.

또한 남북을 대표하는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조선중앙통신이 손잡고 평양이 자랑하는 최고의 역사박물관에서 기획전을 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은다. 이들 통신사는 일본의 교도통신과 이번 전시를 공통개최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이해 증진은 물론 이들 국가의 언론교류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2일부터 3일 간 평양에서 열린 2007남북정상회담 직후에 마련되는 자리여서 더 큰 관심이 간다. 남과 북의 언론은 고구려 문화를 매개로 상호이해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협력증진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남한에서는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이 숨쉬는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맞물린 측면도 있지만 신라 중심의 남방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북방역사에 관한 인식의 제고노력이라고 보는 편이 더 옳지 않을까 한다.

TV드라마만 보더라도 ‘주몽’과 ‘연개소문’이 전파를 탔고,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다룬 ‘태왕사신기’가 방영 중이다. 여기에다 총100부작 분량의 ‘대조영’까지 방영돼 발해가 어떻게 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했나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한국 고대사가 집중 재현됨으로써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북방역사에 대중적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런 일련의 맥락에서 볼 때 벽화전의 평양 개최는 서기전 37년부터 700년 동안 광활한 영토를 아우르며 그 문화를 찬란히 꽃피웠던 고구려의 정신과 생활상을 현재적 시각에서 새로이 들여다 본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고구려의 혼은 과거의 역사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역사에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 사이가 그렇듯이 국가 간에도 관심과 이해는 상호호감과 관계발전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남과 북의 경우 그동안 분단과 대립이라는 아픔의 시대를 겪어야 했으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를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는 공통점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민족정신의 소프트웨어인 문화적 공감대를 통해 그동안 멀어졌던 간극을 조금씩 줄여 나갈 때 동질성은 더욱 빠르게 회복되리라 믿는다.

그런 점에서 남북 뉴스통신사의 첫 협력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평양 고구려 벽화전은 남북관계진전의 또하나의 계기이고 징표다. 특히 언론은 서로의 말길을 열어주는 문호이자 통로라는 점에서 이번 교류가 남북관계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하리라고 본다. 말길을 통해 마음이 오가다 보면 통일의 그날은 머지않은 장래에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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