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美北대화, 양국 판 깨려고 안할 것”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이뤄지게 될 미북대화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보즈워스 대표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전용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2박 3일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보즈워스 대표의 협상 대상은 강석주 북한 외무성 1부상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시기나 횟수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 방문은 오바마 정부 들어 첫 고위급 인사의 방북으로,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미국이 쓸 수 있는 유일한 협상 카드라고 볼 수 있다.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집요하게 요구해 북한으로서도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방북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러나 이번 양자대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사전 탐색전에서 미북 양측이 상당한 이견을 노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회담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미국은 이번 양자대화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1회적 회담으로 한정 짓고 있지만,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 등 체제 보장을 위한 본격적인 양자대화의 시작으로 규정하는 듯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양자간 합의가 이뤄지기 보다는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美北 의견차 커…대화 의지 확인 수준에 그칠 것”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미국은 최소치(6자회담 복귀)를 놓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반응에 따라 진전된 형태의 대화를 하려는 입장일 것이고,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 부분을 핵심 논의 사항으로 부각시킬 것”이라며 “양측의 원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 공개된 상황이기 때문에 후속대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에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야 할 것”이라며 “강경모드로 나가 회담을 성과없이 마무리짓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진전을 보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도 오류를 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합의를 만드는 상황이 아니라면 후속 회담으로 넘길 가능성도 크다”며 “이번 회담이 성과를 못 거두면 내년에 한 차례 더 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미국도 내년부터 ‘핵없는 세상’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하는 시점이라 어느 쪽도 판을 깨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빅딜이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회담의 모멘텀은 살려나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어느 정도 명시적 합의를 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북한은 일단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가면 퇴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한 확실한 (체제)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복귀 문제도 간단히 합의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한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의 압박이 있기 때문에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불러 들이기 위한 미국의 양보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번 합의사항(9.19공동성명)이 결렬된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현재 핵동결을 해제한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인지 초기 조건에 대한 세부적 합의도 필요하다”며 “어쨌든 이번 회담에서 모든 것이 합의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후속 회담을 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빅터 차 미 조지타운대 교수도 “오바마 정부는 보즈워스 대표와 북한간의 고위급 대화를 일단 한 차례만 승인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자연스럽게 이번 만남이 끝난 뒤 다른 만남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