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추진 중인 가운데, 무리한 속도전식 공사로 건설장에서 추락사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정부가 평양종합병원 건설에서 무리하게 속도전을 벌이면서 여러 사고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실제로 얼마 전 제대를 앞둔 한 군인이 밤중에 안전장치도 없이 일하다가 추락사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올해 10월 10일 당 창건일까지는 무조건 공사를 끝내야 한다는 완공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현장에 파견된 군인들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공사에 동원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높은 곳 끄트머리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일하는 군인들의 추락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실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한 달 동안에만 총 19명이 추락사를 당했고, 그 외에도 하루 평균 3명 이상이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기본은 부족한 잠”이라면서 “하루 4~5시간씩 자면서 고된 일에 내몰리고 있는 군인들이 현장에서 졸다가 발을 헛디뎌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10년 만기 복무를 끝내고 제대를 앞둔 27살 군인이 새벽 1시 고층에서 안전띠 없이 용접을 하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추락사한 군인과 함께 일하던 다른 군인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오는 상태에서 일하다 추락한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건설장 인근의 주민들은 건설에 동원돼 일하면서 군인들의 사고를 목격하거나 전해 듣는데 자식 같은 군인들이 사망하는 것에 가슴 아파하며 ‘꼭 저렇게 사람들을 죽이면서까지 건설을 해야 하느냐’며 분개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종합병원 건설지휘부가 군인들을 건설현장에 밤낮없이 투입하다 추락 등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주야 맞교대 체제로 군인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해임된 리만건, 김정은 ‘지적’에 평양종합병원 자재 총책임자로)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 소식을 1면에 싣고 “입원병동과 외래병동 구획의 골조공사를 결속한 군인 건설자들이 외부 미장 작업 과제의 80% 계선을 돌파했고, 8건설국의 건설자들도 맡겨진 대상의 골조공사를 마감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