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많은 눈이 내린 평양시내는 건물 사이의 잔설로 완연한 겨울 모습이었으나 거리는 오가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한민족복지재단 방북단이 11~13일 시내 참관을 위해 수차례 지나친 평양 도심 천리마거리와 금성거리, 만수대거리 등에는 두툼한 털모자와 솜옷을 입은 시민들이 저마다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행인의 차림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저마다 등에 ’배낭가방’이라고 불리는 등짐을 진 ’배낭족’이 부쩍 늘어난 점.
개선역, 혁신역, 전우역, 순안역 등 시민들이 몰리는 지하철역 주변 보도에선 스웨터나 두터운 외투 에 목도리를 두른 여성들이 형형색색의 배낭을 매고 다녔으며, 50대 이상 여성들은 등짐도 모자라 보따리를 들거나 이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인조털을 덧댄 깃이 달린 토퍼형 외투와 솜바지를 입고 나선 남성들도 집에서 손수 만든 것으로 보이는 허름한 짐보따리부터 시장에서 구입한 배낭까지 다양하게 매고 있었다.
특히 여성들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바지차림이어서 치마 입은 여성을 찾기 어려웠다.
말쑥한 치마 정장 차림과 절도있는 손동작으로 ’평양거리의 꽃’으로 불리는 교통보안원도 털모자에 바지를 입고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고, 일부 젊은 여성들은 흰색이나 분홍색 파카와 화려한 스카프로 멋을 내면서도 역시 바지 차림이었다.
한 안내원은 “평양 여성들에게는 치마를 입도록 하고 있지만, 겨울철인 12월부터 새해 2월까지는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추위도 피하고 활동이 간편한 바지를 즐겨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시내 주요 호텔이나 유명 음식점 등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여성들가운데 쌍꺼풀 수술을 받은 여성이 부쩍 는 것도 쉽게 눈에 띄었다.
방북단중 한 20대 여성은 “음식 접대를 하는 언니들은 대부분 쌍꺼풀이 있었다”며 “수술한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시내 유명 식당의 한 여종업원은 “나는 자연미를 좋아하지만 요즘엔 예쁘게 보이려고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시내 병원에서 시술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방북단 숙소인 보통강호텔 로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 벽면에 걸린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초상화와 어울려 ’북한이 아닌 북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