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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지역과 평양에 김정일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은밀히 퍼지고 있다고 신의주에 사업소를 두고 있는 북한 무역업자와 복수의 소식통이 19일 전했다.
하루 전 중국 단둥(丹東)시에 나온 무역업자 홍 모 씨는 이날 한 식당에서 중국측 무역업자를 만난 자리에서, “신의주에 있는 대방(무역업자)들이 장군님 건강 문제로 걱정이 많다”면서 “건강이 신통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엄중하다는 말이 나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기자도 동석했다.
무역업자 홍 씨는 “외국과 장사하는 상인들은 정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나라에 큰 변고라도 생기면 당장 왕래에 문제가 생긴다. 걱정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을 왕래하는 무역사업소 지도원이나 간부들을 통해 은밀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 씨는 물론 중국측 무역업자들을 통해 김정일이 수술 후 회복됐다는 정보를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외부에서 유입된 정보 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일 중병’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러한 소문의 출처가 평양이라고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북한 내에서 김정일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확산될 경우 내부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 다른 북한 내부 소식통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작년 3월 이후 김정일이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문이 평양에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작년 3∼4월 사이 평양 수도방어 사령부 훈련소에 김정일이 방문했는데, 이를 목격한 사람들에 따르면 계단을 혼자 오르지 못해 수행하던 간부가 부축을 했다고 한다. 계단도 15∼20개에 불과해 그리 높지도 않았다. 이 일이 있은 후에 김정일이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지린성 룽징(龍井)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조선족 김 모씨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김정일이 아프다는 소식은 남한 댄스(TV의 중국어 발음)에서 계속 나와서 북한 사람들에게 말도 해주고,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친척방문 나온 북한 사람들에게 ‘김정일이 수술 받았다고 남한 댄스에 나오는데 당신들은 아느냐’고 물어보지만, 대부분 답이 없다. 가끔 조용하게 병세가 있다는 말을 안(북한)에서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 내부에도 그러한 소문이 퍼져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정일이 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문 만으로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