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교외 전기 미공급…혹한에 칠흑 어둠”








▲지난해 12월 3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평양 중심 구역 야경 모습. 중심 구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깜깜한 모습이다. 소식통은 현재 이 중심 구역도 격일로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지난해 4월 자강도 희천발전소(목표 발전량 30만kW) 완공 이후 평양시 일반 주택에 대한 전기공급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에서 5시간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지만, 11월 이후 전력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줄어 최근엔 신형아파트가 건설된 창전거리 등 중심구역을 제외하고는 예전 수준으로 다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희천발전소에서 평양까지 송전선을 새로 설치하는 등 주파수와 전압이 안정된 전력을 평양에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최근 전력사정이 지난해 초반 수준으로 회귀해 희천발전소 전력 생산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희천발전소는 완공 이후 부실공사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희천발전소 부실이 김정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면서 심근 경색을 일으켰다는 주장까지 나온 바 있다.  


평양 소식통은 4일 “현재 평양시 사동구역이나 형제산구역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5시간 넘게 전기가 공급됐는데 지금은 공급이 거의 없어 캄캄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기가 안 들어올 땐 발전기를 공장기업소에 가지고 가서 충전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공장 전력도 끊겨 대체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평양 시민들까지 전기가 없어 엄동설한에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살림집(일반 주택)은 암흑천지인데 중구역에 있는 창전거리와 백화점 등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면서 “평양 중심부에 운동센터와 공원들이 늘어났지만, 그곳은 저녁이면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데 전기가 공급돼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평양 중심구역 외관만 화려하게 붉을 밝히는 전시용 행정에 치중한 데 따른 결과이다. 또한 중앙당 간부와 예술단원, 부유층이 주로 거주하는 창전거리 아파트 등의 전력공급에 대한 불만은 일종의 빈부격차에 대한 강한 반발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통은 “평양시 인민위원회에서는 일시적인 공급 차질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혹한에 불빛도 온기도 없는 야생 동물 같은 생활을 한다는 불만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시 전력 사정이 악화되자 주민들은 ‘희천발전소가 무너져 내린 것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평양 주민들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의 상징물처럼 간주된 평양시 10만 세대 아파트 건설이 급하게 추진돼 부실이 속출한 사례를 떠올리며 “(희천 발전소도) 속도전으로 건설돼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희천발전소는 2009년 3월 공사를 시작해 3년여 만인 지난해 4월 5일 공사가 완공됐다. 이 과정에서 김정일은 2009년 두 차례, 2010년 네 차례, 2011년 두 차례 등 총 8차례 건설 현장을 찾아 남다른 애착을 보였지만 부실공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건설사업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당국에서 제대로 된 시멘트 공급도 없이 무조건 ‘빨리 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담당 간부들을 몰아세우기 때문에 부실 공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에 동원된 중장비도 엔진오일이나 연료가 부족해 북한이 개발한 ‘자력 갱생 기름’을 쓰기 때문에 마모가 심하다. 중장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 공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