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흙탕물’이 나오는 등 수질도 좋지 않아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수도관들이 썩어서(노후화돼서) 그런지 수돗물에서 감탕(흙탕물)이 나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 물을 세수할 때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식수로 사용했던 주민들은 병에 걸려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평양에 수돗물 공급마저 원활하지 못해 주민들이 생활용수 이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전기도 자주 안 들어오는데, 이제는 수도까지 말썽이다”면서 “전기는 하루에 1, 2시간이라도 들어오지만 물은 사나흘 동안 공급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현지 상황을 소개했다.
때문에 “세면장, 화장실 이용해야 하는데 물이 없어 너무 화가 난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물이라도 끼얹어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생활용수의 중앙 공급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지자 주민들은 ‘자력갱생’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일단 여유가 되는 주민들은 샘물(생수) 대량 구입에 나섰다. 또한 개인 살림집 안에 물을 길어다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를 설치하려는 주민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제는 물탱크가 필수품이 되고 있다”면서 “1t, 혹은 200L짜리 통이 있는 집도 있고, 그냥 비닐통 같은 데다 물을 받는 가정집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파트에서는 물을 길어다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길에서는 구르마(손수레)도 없이 힘겹게 물을 나르는 주민들도 눈에 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본지는 같은 달 평양 인근 도시인 평성에서 주민들이 수돗물 오염과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대동강 물을 길어서 먹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https://www.dailynk.com/北주민–식수난에–대동강물–길어–사용–판매도–성행/)
한편, 북한은 상하수도 노후화, 정수에 필요한 자재 부족, 정수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난으로 인해 깨끗한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월 발표한 ‘2019 북한의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를 통해 북한 인구의 39%가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원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전문가들도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집안 물탱크가 세척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호식 한국교통대 교수는 지난 3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9 워터코리아'(국제 물 산업 박람회) 북한 상하수도 특별 세션에서 “북한의 음용수 수원 수질의 23.5%가 대장균에 오염됐다”면서 “북한 수도사업소에서 보내는 수돗물은 바로 음용하기에 적정치 않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