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한국산 액세서리 인기 “南드라마 많이 본 탓”

최근 북한의 도시 여성들 속에서 한국산 액세서리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내부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요즘 평양의 시장들에서 여성용 귀걸이나 목걸이 장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값 싼 중국산 제품 뿐 아니라 ‘남쪽 물건’이라고 불리는 고가의 한국산 제품도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그는 “몇 해 전만 해도 평양의 간부층이나 예술분야 일꾼들에서만 유행되던 귀걸이, 목걸이가 보통 여성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면서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회의나 인민반 회의를 가보면 30~40대 가두여성(전업주부)들도 목걸이 귀걸이 찬 사람이 절반은 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어 “이게 모두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 탓 아니겠냐”면서 “또 원수님 부인(리설주)도 멋을 내며 군중 앞에 나서는 경우가 많으니 평백성들도 따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시장에서 유통되는 여성용 액세서리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2~3년 전까지는 주로 국경지역 밀무역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오던 것이 최근에는 국가무역 기관들까지 가세해 세관을 경유해 공식적으로 수입되는 것도 상당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액세서리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평양 시민들의 취향도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중국산 제품은 딱 보면 안다. 은(銀) 제품이라고 해도 가공수준이 떨어져서 금방 변색되는 경우가 많고 모양도 조잡하다”면서 “요즘에는 한국산도 많이 들어오는데 58%짜리(14K) 백금(白金)으로 된 비싼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액세서리라고 하더라도 의류나 가전제품처럼 원산지를 유추할 만한 단서가 없기 때문에 북한당국의 단속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는 사람들이나 사는 사람들에게 모두 인기가 높은 이유다.


소식통은 “시장에 나가보면 ‘남쪽 것'(한국산 제품)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면서 “모양새나 색깔, 가공수준이 중국산과는 비교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식통이 말하는 한국산 액서서리의 경우 실제 국내 생산제품이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중국산 액서서리 중 고가제품인지는 확인이 어렵다. 다만, 평양의 여성들에게 한국산 악세사리가 유행되고 있다는 현상을 통해 북한의 경제상황 혹은 식량상황이 일정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귀걸이를 기준으로, 평양 시장에서는 중국산이 북한 돈으로 대략 7천원에서 2만원 사이, 소식통이 말하는 ‘한국산’은 모양과 크기에 따라 최저 7만원에서 최대 11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