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첫 북핵 다자회의..무슨 논의하나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걸려 북핵 6자회담이 고비를 맞은 가운데 평양에서 처음으로 관련 3자 회의가 열려 북한의 속내를 들여다 볼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남북한과 중국은 25∼27일 평양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의 이행 대가로 북한에 제공할 중유 50만t 상당의 에너지 설비.자재의 제공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방북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평양에서 만났고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한을 방문해 `신고’문제를 협의했지만 6자회담 관련 다자 회의가 평양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평양에서 6자회담 관련 회의가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은 적잖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서 “신고를 둘러싸고 다소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지만 북한이 일부러 일을 안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1차로 맡기로 한 에너지 설비.자재 제공분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2.13합의 및 10.3합의에 따라 한.중.미.러 4개국은 신고.불능화 이행의 대가로 북한에 중유 45만t과 중유 50만t 상당의 에너지 관련 설비.자재를 제공하는 한편 설비.자재 1차분은 한국과 중국이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 16일 철강재 5천10t을 북한에 이미 배송,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이 맡은 1차 제공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자는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 비공식 수석대표 회동시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에너지 설비.자재 등 비(非) 중유지원 부분에 대한 세부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기술적인 문제인데다 비교적 순조롭게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오히려 연말이 시한인 신고의 분위기를 탐색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회의 장소를 베이징이나 판문점이 아닌 평양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분위기 파악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회담에 미국 당국자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신고 문제를 의논하는 자리도 아니니 6자회담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와 우다웨이 부부장이 이달 들어 잇따라 평양을 방문, 신고 문제에 대해 협의했지만 우리측 당국자가 평양을 찾는 것은 지난달 말 북핵 불능화 참관단 일원으로 2박3일 간 평양과 영변 등을 방문한 임성남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이후 처음이다.

임 단장은 이번 회의에도 수석대표로 참석하며 북한에서는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중국에서는 천나이칭(陳乃淸) 외교부 한반도담당대사가 각각 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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